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

After the Unsustainable

2023_0817 2023_0923 / ,,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태연_윤주희_조재영

믹스앤픽스(권동현_구재회_신익균_염철호_최주원)

 

후원 / 재단법인 일심_씨알콜렉티브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시각예술창작산실

,협력기획 / 현민혜(큐레이터)

관람시간 / 12:00pm~06:00pm / ,,공휴일 휴관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

Tel. +82.(0)2.333.0022

cr-collective.co.kr

 

'이제 지구 온난화의 시대는 가고 열대화의 시대 global boiling이 시작되었다.' ('23.7.28, UN발표) 우리는 유례없는 이상 기후와 환경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그 변화의 속도와 위기감은 생태, 환경, 지속가능성을 오늘날 인류의 가장 긴박한 주제로 만들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도록 강제한다. 맹목적인 당위에 의해 개인에게 부과된 실천 과제들은 인류가 직면한 이 거대한 위기를 해결할 효과적, 필수적인 대안인지 검증되지 않은 채 '할 수 없는 것'만 아니면 하도록 행동을 요구 받는다. 반드시 해야 하는 우선 과제와 나머지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실용과도 관계없고 잉여의 산물인 창작 작업과 전시는 효율과 발전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할까. 새로운 미감을 위해 본 적도 없는 재료를 수집하고 실험하여 형태를 만드는 창작 과정은 수많은 부산물과 쓰레기를 수반한다. 작품에 맞는 전시 구성, 작품 제작, 가벽 설치, 운송, 디자인 등, 무수한 자원의 소모를 거쳐 전시가 만들어지고, 끝난 뒤 다음 전시를 위해 폐기라는 효율적인 절차를 밟는다. 창작자는 지속해서 새롭고 발전된 작품 제작을 요구받지만, 대부분 작품은 판매 전까지 작업실 구석에 보관되고, 결국 구작(舊作)을 더 이상 보관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작품 폐기까지 진행되기 십상이다. 이런 과정을 보고 있자면, 예술이 '환경'을 언급한다는 건 상당히 역설적이다. 그러나 현시대의 문제에서 창작자도 예외는 아니기에 창작자는 환경 파괴에 가담할지 모른다는 정체 모를 죄책감과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분열적인 감각을 느낀다. 창작자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이번 전시는 거대한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우리의 행동은 얼마나 유의미할 수 있으며, 창작행위와 작품, 전시라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展_씨알콜렉티브_2023

김태연은 창작물이 시공간을 초월해 지속가능성으로서 '구작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중성적 구조물은 개인전 이후 컨테이너에 보관해두었던 설치 작품 중에서 지지대나 받침대와 같은 부수적 구조물들이 작품의 보조를 넘어서 상호보완하며 기능을 상쇄해 대상 그 자체가 주연으로 새롭게 등장할 수 있음을 드러낸다. Foams는 큰 부피와 내구성이 약한 재료 등으로 인해 보관상 한계가 있었던 구작에 특별한 향방을 마련함으로써 유보적 지속가능성의 면모를 찾아본다.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展_씨알콜렉티브_2023

윤주희는 삶의 의지를 상징하는 구조물로 제작되었던 긴 하루를 사는 이들을 위한 기념비를 변형해 뭘 굳이를 만들었다. 작가는 단단하게 서 있던 작품을 분절하고 위태로운 형상으로 흩뜨려 또 다른 자리를 점유하게 한다. 이는 기존의 작품을 다시 존재하게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되뇌었던 "뭘 굳이"로 시작된 질문에 대한 자문자답의 또 다른 모습일 터이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분절된 구조 위에 앉아 스스로 삶의 지속 가능한 방식에 대해 공명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展_씨알콜렉티브_2023

조재영은 증식과 변용의 가능성을 담은 조각의 본질에서 환경 문제와의 유사성을 탐색한다. 부동의 상태로 멈춰진 조각이 아니라 유닛(unit)으로 해체되고 재구성되며 노마드의 상태를 구현한 앨리스의 방은 고정된 불변의 명제란 무엇인가를 재사유하게 한다. 존재의 물리적 조건에 따라 유동적인 변화를 거쳐 완성되는 조각 작품처럼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한정된 활동과 규격화된 정답 찾기가 아니라 핵심의 중심을 찾아 끊임없는 비워내기임과 동시에 한없이 증식 가능한 변용/변형의 순간에 집중한다.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展_씨알콜렉티브_2023

믹스앤픽스는 작품화가 되지 않았지만 버릴 수 없는 사물들을 수집하고 재조합하여 벼룩시장 좌판의 미감을 재현한다. 작가로서 혼자 할 수 없거나 혼자서 버거운 부분을 5명 작가들의 협업으로 보완하고 채우기 위해 결성된 믹스앤픽스는 유의미한 나눔을 위해 공유된 비효율적 다양체를 작업실 한편에 자리했던 터널 모양의 진열대 위에 채워나간다. 잡동사니처럼 보이는 사물들은 무질서 속에서 발견된 새로운 조형성을 통해 사물이 지닌 쓰임과 버림, 소유와 나눔 등의 가치를 환기한다. 이번 전시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4명의 작가/팀이 조각 작업을 진행하면서 생태, 환경,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작가들은 작품을 재사유하고 최소단위의 유닛으로 분해하며 존재의 물리적 조건 안에서 나눔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는 자본주의의 효율성과 효용가치라는 미명 아래 숨겨진 끊임없는 무한 욕망의 증식이 가져온 비극의 본질에 대한 비판적 해석이다. 예술은 인류 미완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또 다른 진지한 모색을 살펴야 한다는 신념의 방편이기도 하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빼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그 나머지- 젠가(Zenga)의 무수한 조각들을 빼어내도 서 있을 수 있는 날카로운 긴장의 균형감을 찾아보려는 시도와 같을 것이다. 씨알콜렉티브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展_씨알콜렉티브_2023

"The era of global warming has ended; the era of global boiling has arrived." (UN announcement, July 28, 2023). Nowadays, we are facing unprecedented abnormal climate and environmental problems. The pace of change and a sense of crisis have made ecology, environment, and sustainability the most urgent subjects of mankind and force us to find and do whatever we can. Individuals are imposed to perform tasks for action by unsupported justification and required to do something unless they are "not able to" without verifying if it is an effective and essential alternative to solve the huge crisis of humanity. We do not even properly discuss high priorities and non-urgent issues. If so, how should creative works and exhibitions, which are products of impractical surplus, stand in this social demand of sustainable development? The creative process of collecting and experimenting with unique and rare materials for a new sense of beauty involves numerous byproducts and waste. An exhibition is created through the consumption of countless resources such as materials and energies for the exhibition composition, production of works, installation of walls and facilities, shipping, and design. After the exhibition is over, efficient disposal is also executed for the next exhibition. Creators continue to be required to produce new and better works, but most of the works are kept in the corner of a studio until they are sold. If an artist can no longer afford to store old works, they are likely to be discarded. Considering this, it is quite ironic that art mentions the environment. Because creators are no exception to current problems, they also feel ambiguous between the unknown guilt of participating in environmental destruction and the desire to create new works. What can or cannot a creator do? In this context, this exhibition explores how meaningful our actions can be from a huge ecological perspective and how they can be delivered through the process of creative activities, works, and exhibitions. Taeyeon Kim attempts a "new interpretation of old work" as sustainability of a creation transcending time and space. Neutral Structure reveals how supplemental objects, such as supports and holders, which were used to support the installation works and stored in containers after exhibitions, can complement each other beyond their assistive roles and re-emerge as the main subjects. Foams looks for reserved sustainability by providing a special revision of an old work that had difficulties in storage due to its large size and frail materials. Juhee Youn transformed her previous work Monument for Those Living a Long Day, a sculpture that symbolizes the will to live, into a new work Why Bother. The artist splits the sturdy work into a fragmented, unstable, and precarious shape, allowing it to occupy another position. This may be another answer of her own to the question "why bother [to rework a previous work]?" that was constantly repeated in the process of reworking the existing work. Youn expects spactators to have an opportunity to be resonated with sustainable way of life sitting on a segmented structure. Jaiyoung Cho explores the similarity between environmental problems and the essence of sculpture containing the possibility of proliferation and transformation. Alice's Room makes us rethink the definition of a fixed, immutable proposition by being dismantled and reconstructed as a unit rather than a piece in an immovable state. For Cho, sustainable development, like sculpture completed through fluid changes according to the physical conditions of existence, focuses on the moment of transformation/modification that is infinitely multiplying and emptying out to find the core rather than limited activities and standardized answers. MIX n FIX reproduces the beauty of a flea or garage market by collecting and recombining objects that have not been made into artworks yet cannot be thrown away. The group was formed to supplement and share the works that are burdensome to individual artists or exceeds one's capacity through the collaboration of five artists. They fill a tunnel-shaped display in a corner of their studio with inefficient objects for meaningful sharing. Objects that look like odds and ends evoke the values of using, abandoning, possessing, and sharing through new formality in disorder. The exhibition After the Unsustainable demonstrates the process of artistic praxis for ecology, environment, and sustainability through sculptures created by four artists and team. The artists rethink their works, dismantle them into the smallest units, and reexamine the meaning of sharing within the physical conditions of existence. This exhibition, in this context, is a critical interpretation of the tragedy generated by the constant proliferation and infinite desires of capitalism in the name of efficiency and utility value. It is also a way of believing that we should seriously look for an alternative to current environmental issues without turning our eyes from unsolved problems of humankind. Ultimately, it is an attempt to find the best possible alternative after acknowledging what we cannot do and find the balance within sharp tension like a firmly standing Jenga puzzle even after losing many pieces. CR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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