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호 사진가



한 국가의 수준과 품격을 말해주는 문화가 블랙리스트 파문과 국정농단으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더구나 박근혜 정권은 문화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문화 융성 정책을 간판으로 내걸었으나,

문화융성이 아니라 문화파탄이었다. 뭘 제대로 알지도 모르면서 그럴싸하게 포장한 말장난에 불과했지만,

그는 문화융성이란 말을 꺼낼 자격도 없다,

의식주 문제가 해결된 다음의 우리 주식은 쌀이 아니라 문화다.

문화는 정치보다 강하고, 그 문화가 인간을 기른다. 난 문화의 향수 능력이 인간의 자치의식을 기른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의 문화는 정쟁으로도 정복할 수 없음을 베르꼬르의 ‘바다의 침묵’같은 소설이 말해 주지 않았던가?.

이제 새 정치를 여는 키워드는 당연히 문화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새 정부에서 쇄신해야 할 문화정책이나 새로 내 세워야 할 문화정책이 적지 않게 쌓여있다.

경제성장과 경쟁을 사회의 중심 가치로 삼을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나누고

이를 통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 가치를 세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재인대통령 주변에는 문화예술인들이 유달리 많다.

지난 대선에서 문화예술인 수천 명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할 것이다.

먼저 대통령후보로 나서며 내 세운 공약이 너무 많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비롯한 적폐 청산은 되어야겠지만,

예술인 실업급여 제도 도입을 비롯한 크고 작은 공약이 열 다섯 개나 된다.

다 좋은 일이지만, 성급하게 하지 말고 하나라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일단 새로 추진할 것보다 잘 못된 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먼저 문화행정을 좌지우지하는 관료부터 전문가로 교체하라. 뭘 알아야 제대로 할 것 아닌가?

작가나 기획자가 제일 힘들어하는 부분은 작업이 아니라 현장 공무원들과 접촉하는 일이다.

뭘 모르면 작가와 의논하여 돕는데 집중하면 될 텐데, 사사건건 딴지 걸고 갑질부터 하려 한다.

그리고 한 부서에 오래 일해 능력이 축적되어 일 좀 할 만하면, 승진시켜 다른 부서로 보내버린다.

그러니 재대로 헤아리지도 못하는 신출내기가 설쳐대는 것이다.

두 번째는 관료사회의 문어발식 확장에 다름 아닌 문화예술위원회나 각종 진흥원, 센타, 문화재단 등

중간조직을 없애거나 대폭 축소해야 된다. 그동안 시혜성 지원사업과 그 기관설치에 주력해 엄청난 예산이

엉뚱한 곳으로 빠졌는데, 그 예산의 절반이라도 작가들에 쏟았다면 이 지경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작가들에게는 그러한 중간조직의 조직화는 모두 옥상옥일 뿐이다.

예술 각 분야에서 개선할 일과 건의할 게 많지만, 시급한 몇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가난한 작가들의 지원책이 절실하다.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대개의 문인들이 창작에 대한 원고료는 커녕 출판 비용조차 당사자가 부담하는 실정이다.

작가들이 생계 걱정에서 벗어나 마음껏 창작활동에 전념 할 수 있도록 나라에서 도와주어야 한다.

더 이상 굶어죽는 최고은 같은 작가가 나와서도 안 된다. 비록 예술가들에 한한 문제는 아니지만,

소외되고 가난한 약자의 편에서 모든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

그리고 출판은 문화의 근간이다. 그동안 게임과 영화, 음악 등에는 국가적 차원의 육성책이 많았으나

출판은 상대적으로 소외받은 것이 사실이다. 독서가 곧 지식 경쟁력이 되고, 이것이 쌓여 국가 경쟁력이 된다.

따라서 출판 진흥책을 다각도로 마련해주길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정부기록사업소’의 일을 확대해야 한다. 사진가들을 활용하여 체계적으로 기록해 가는 것은 물론,

사라져가는 역사적 기록사진들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부서를 별도로 만들었으면 한다.

수많은 무명사진가들이 평생을 찍어 온 소중한 사진자료들이 집안의 애물단지처럼 굴러다니다

본인이 세상을 떠나면 그냥 쓰레기더미에 쓸려가고 만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유명작가 위주로 소장을 하지만, 새 발의 피다.

누구라도 오래된 원판을 가져오면 심의를 통해 필요한 사진들을 매입할 수 있는 구조부터 만들어야 한다.

부디 문제인대통령이 문화를 부흥시킨 제2의 세종대왕으로 남기를 바란다.
 
  
[스크랩 / 서울문화투데이]

김용태씨를 돕기 위한 “산포도 사랑, 용태 형” 출판기념회 및 “함께 가는 길” 전시회 개막식이

지난 26일 오후5시부터 '가나아트센트'에서 열렸다.

 

“산포도 사랑, 용태 형”은 민중미술의 핵심 인사 45명이 '용태 형'에 대한 경험담을 털어 놓았고,

“함께 가는 길”은 지난 시절 '용태 형'에게 빚 진 민중미술가 43명의 작품을 추렴해 갖는 자선전이다.
‘김용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결성해 살아있는 이를 위한 회고집을 내고 전시회를 갖게 된 것은

병상에 누운 ‘용태 형’을 돕기 위한 자리였지만, 뿔뿔이 흩어진 옛 전사들의 결집이었다.

투병 중이라 개막식에 나오지 못할 줄 알았던 ‘용태 형’의 멀쩡한 등장에 깜짝 놀랐다.

모처럼 때 빼고 광냈겠지만, 전혀 간암 말기의 환자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개막식장에는 80년대 민중예술을 이끌었던 역전의 용사들이 총집결했다.
김정헌, 민정기, 박진화, 성완경, 신경림, 임옥상, 신학철, 박재동, 박불똥, 정동석, 주재환, 강요배, 김준권, 문영태, 신학철,

심정수, 이애주, 임진택, 장경호, 최석태씨 등의 내노라하는 작가들과 백기완, 문재인, 이부영, 이재오씨 등의 정치인,

시인 신경림, 소설가 황석영, 언론인 임재경, 이도윤, 가수 최백호, 환경운동가 최 열, 연극배우 이명희, 사진가 정인숙, 곽명우, 무도인 하태웅, 김태서, 임계재, 편근희, 유재만, 노광래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용태 형'의 쾌유를 바라며 전의를 다졌다.

임진택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 첫머리에 최백호씨가 나와 “보고 싶은 얼굴”을 불렀다.

그 노랫말들이 새록 새록 지난 시절을 떠올리게 했는데, 나에게는 보고 싶은 얼굴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이왕이면 “산포도 익어 가는 고향 산길에, 산포도 따다 주던 산포도 처녀”로 시작되는 ‘용태 형’의 십팔번 “산포도 처녀”를 들었

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어 문재인, 황석영, 이부영, 백기완씨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백기완씨는 “술도 마셔야 하고, 할 일이 많은데, 빨리 일어나라”며 꾸짖듯 말해 자리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애주씨의 살풀이 춤으로 행사는 마무리되었으나, 오랜만에 반가운 분들 만나고 사진찍느라 정작 보아야 할

전시작품들을 놓쳤다. 

뒤풀이 집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나도 막걸리 한 잔 도오!”라며 “용태 형”이 술잔을 들었다.

하기야 전투를 지휘할 사령관이 자기 몸 생각으로 꽁무니 뺄 위인은 아니지만, 좀 걱정되었다.

‘괜찮다’를 연발하는 ‘용태 형’의 밝은 모습에서 다시 살아 난 맹장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민중미술로 민주화 운동에 불을 지핀 옛 전사들의 결집 자체가 '용태 형'의 부활을 의미했다.

 

손님들이 너무 많아 뒤풀이 집을 두 군데나 잡았으나 여전히 자리가 부족했다.
신학철, 문영태, 장경호, 이명희씨를 비롯한 몇 명은 인사동 ‘노마드’로 자리를 옮겨,

신학철씨의 작품 '물레방아 도는 내력'을 들었다.

 

사진,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