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은 ‘말하고 싶다’ 전시 지키러 인사동 가는 날이었다.

집 나오며 페북에서 본 미투 소식에 억장이 무너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공공장소에서 무슨 성추행을 한단 말인가?

어 다르고 아 다를 수 있으나, 한 식구로서 친밀감에 비롯된 언행이 아니겠는가?

 

양심적인 박원순 시장 죽음에도 쌍심지를 켜더니, 또 일을 쳤구나.

 갈아 치워야 할 적폐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메갈이 도대체 뭐길래 그것만 물고 늘어지는가?

그런 몰인정한 인간들이 정치판에 득실거리니, 어찌 정치가 개판이 아니겠는가?

 

인사동 거리는 평소와 다를 바 없으나 내 눈에는 잿빛으로 보였다.

버스킹 나온 번개는 때 이른 ‘봄비’를 청승스럽게 부르고 있었고.

또한 젊은이의 ‘베사메무쵸’ 연주가 어찌 그리 애잔하게 들리는지 콧잔등이 시리더라.

내 평생 '베사메 뮤쵸' 선율에 슬퍼한 적이 있었던가?

 

‘나무아트’에 올라가니 김진하관장이 먼저 와 있었다.

노트북을 챙겨왔으나 도저히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박재동씨 만평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전시중인 박재동씨와 하일지씨도 가짜 미투에 곤욕을 치룬 적이 있지 않은가?

그들이 도대체 무슨 억한 심정으로 돌을 던졌는지 모르지만,

돌 맞은 자는 아직까지 그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나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궁지로 몰아넣어야 성이 차겠는가?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적 감정으로 상대를 미투로 매장시키는 짓을 밥먹듯이 하는데,

더 열 받는 것은 좋을 땐 죽자 살자 자빠지다 다른 목적으로 뒷다리 거는거다.

별 것도 아닌 일로 문제 삼아 정치적 사회적으로 매장 시키는 무서운 무기로 성을 이용한다. 

그 사랑 놀음을 남자만 좋아하는 것이더냐? 인간의 본능이다.

 

이런 저런 생각에 일손을 놓고 있었으나, 관람객은 띄엄띄엄 들어 왔다.

작품들을 돌아보다 이하씨의 “두환이를 살려내라“ 앞에서는 하나같이 웃음을 터트렸다.

 

'마루'에서 전시 중이라는 안병남씨는 박건씨의 작품을 관심있게 살펴보더니,

작가를 한 번 만나고 싶다고도 했다. 

 

사진가 양시영씨와 박윤호씨는 전시장을 두 차례나 들렸다.

고맙게도 양시영씨가 내 사진을 사겠다며 돈을 주었으나, 반갑지도 않더라.

 

다섯 시 무렵, 김진하관장이 들어옴에 서둘러 전시장을 빠져 나왔다.

'유목민’에서 지인을 만나기로 약속도 했지만, 도저히 취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골목 어귀에 접어드니, 멀찌감치 사진가 김수길씨와 ‘샘터’ 이종원 편집장 모습이 보였다.

김수길씨야 가끔 만나지만, 이종원씨는 너무 오랜만이었다.

 

술집에는 전활철씨를 비롯하여 최석태, 장경호씨 등 여러 명이 있었는데,

뒤이어 최민화, 임경일, 박윤호, 최원규, 이인섭씨 등 많은 분들이 들어 왔다.

 

다들 얼마 만이냐? 마치 코로나 시절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더구나 최민화씨는 같은 동네 후암동 살지만, 몇 년만에 만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전활철씨가 김기덕감독 이야기를 꺼냈다.

얼마 전 라트비아에서 화장한 유골을 가져와 몇 몇 지인들이 조촐하게 장례를 치루었단다.

그 역시 미투에 매장되어 외국을 떠돌다 전염병에 걸려 목숨을 잃지 않았던가?

국위를 선양한 그의 예술성을 그처럼 무자비하게 짓밟아야 했는가?

 

술을 제법 마셨지만, 취하지도 않았다.

이런 기분이면 사고치기 딱 좋은 상황이라, 아쉽지만 먼저 빠져나왔다.

 

이제 고마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

여자 보기 무서버 어느 놈이 기집 가까이 가겠나?

이러다 인간 멸종한다.

 

사진, 글 / 조문호

 

 

 

 

 



'춘천시문화재단'이 기획한 “강렬하게, 리얼하게”-바이칼에서 강원춘천까지-전이

7월13일부터 26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립니다.


시작되는 13일 오후1시부터 역사학자 주재혁씨의 ‘바이칼과 아리랑’이라는

주제의 특강이 있고, 개막식은 오후3시에  있습니다.


참여작가는 강원도에서 활동하는 권용택, 김대영, 김용철, 길종갑, 서숙희, 신대엽,

이재삼, 조문호, 황재형, 황효창씨 등 10명입니다.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랍니다.

사진은 지난12일 전시 준비를 하는 참여 작가들과 관계자들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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