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의 영역
김영재展 / KIMYOUNGJEA / 金煐宰 / painting
2014_0211 ▶ 2014_0217


 

 김영재_제 3의 영역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125cm_2014

 

초대일시 / 2014_0211_화요일_06:00pm

기획 / 2014 6th New Discourse

관람시간 / 10:00am~07: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Tel. +82.2.3141.8842

cyartspace.org

 

 

사물의 경계를 넘어선 세계에 대하여

김영재 작가의 작업에서는 일정한 간격의 수많은 선들을 만나게 된다. 그 수많은 선들이 겹쳐진 화면 속에서는 간혹 어떤 사물이나 인체의 형상들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 형상으로 보여지는 부분들은 사실 선들이 겹쳐지고 모여진 부분에서 선 두께의 차이가 생기면서 나타난 선의 상태 즉 선의 변화일 뿐임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선의 변화만을 가지고 형상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입체적 사물이 느껴지도록 만들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어떤 사물의 배경도 사물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일정한 두께의 선 간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즉 사물과 그 배경은 본질상 같은 구조를 갖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사물과 그 배경뿐만 아니라 화면에 나타나는 인물과 인물 혹은 형상과 형상처럼 조응하는 모든 형상을 갖는 이미지들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김영재_경계의 복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125cm_2014

 

 김영재_존재의 존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13

 

 김영재_나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13

 

 김영재_관념의 경계 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0cm_2014

 

 김영재_내부의 내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13

 

                                                             김영재_나와 내가 아닌 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13
 

 

김영재 작가의 작업에서 보이는 사물들은 안과 밖이 그리고 사물과 배경이 서로 이어지거나 연결되어 있어 보이며 인물이 등장할 경우에도 역시 배경과 선으로 연결되고 흡수되어 있는 듯 하다. 특별히 둘 이상의 인물이 등장할 경우에는 퍼즐이 연결된 것처럼 밀접하게 붙어 있거나 얽혀 있는데 남녀의 형상의 경우에는 남과 여는 두 개의 몸이 아니라 한 몸이 된 것과 같은 일치의 순간을 그려낸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 이러한 작업들이 주는 인상은 작가가 사물자체를 표현하려고 하기 보다는 사물의 근저에 있을 법한 어떤 이치에 대해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는 것이다. 이것은 뫼비우스의 띠를 처음 보았을 때의 경험과 유사한데 김영재 작가의 작업들은 마치 뫼비우스 띠의 안과 밖이 시각적으로는 구별되는 구조임에도 띠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였을 때 신비로운 느낌을 갖게 되는 것과 닮아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 뫼비우스의 띠에서는 '안과 밖' 혹은 '좌와 우'와 같은 구별이 무의미해지듯이 김영재 작가의 작업에서는 남과 여, 대상과 배경, 나와 타자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흡수되어 있거나 연결되어 있으며 멀리서 화면 전체를 보았을 때에만 이러한 형상적 상황을 인식할 수 있을 뿐, 시선을 화면에 접근하면 접근할수록 형상들은 사라지고 본질상 같은 선위에 있는 흐름들 즉 선의 율동적 차이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 작가는 '나'와 '타자'의 경계를 관찰하면서 이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그곳에서 선이라는 경계를 발견하였지만 이 '선'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표면화되어 비춰지는 작업은 마치 '나'와 '내가 아닌 것'이 연결되어 둘 모두 잊혀지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 이는 마치 나와 타자가 다르지 않다는 불교의 불이사상(不二思想)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데 절대적 경계보다는 상대적인 관계로 구성된 사물들의 모습들은 사물 자체를 지시하기 보다는 사물의 배후의 세계를 드러내고 이를 그려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그러므로 김영재 작가에게 있어서는 물질과 정신, 존재와 비존재, 기표와 기의 같은 대칭적 구조를 상정하거나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보이며 그의 작업은 선의 흐름 가운데에서 그 선들의 만남과 관계 속에서 그의 예술적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 이는 조형적 형식의 변화나 미술사적 의미와 같은 현대미술이라는 카테고리의 영역 안에서 다뤄져 왔던 예술담론과는 다른 차원 접근 방식일 수 있는데, 주체와 타자라는 이원론적 구조에 철학적 바탕을 둔 서구로부터의 현대미술과 달리 일원적이고 인과적인 동양적 사유로부터 진행된 조형적 시도가 된다면 이는 서구적 편향적 예술담론이 만연해 있는 예술계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 이승훈

 

Vol.20140216b | 김영재展 / KIMYOUNGJEA / 金煐宰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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