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짐의 관계 relationship of color spread

고강필展 / KOGANGPIL / 高康弼 / painting 

2023_1002 ▶ 2023_1011 / 일요일 휴관

고강필_Line sayu 2023-2_한지에 채색_61X81cm_2022~3

 

고강필 홈페이지_www.kogangpil.com

블로그_blog.naver.com/kogangpil

인스타그램_@kogangpil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에이

Gallery A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1134

(삼선동49-5번지) 1

Tel. +82.(0)10.9144.1468

blog.naver.com/gallery-a

gallery_a_2023

 

"번짐"은 빛이나 액체가 바탕에서 점점 넓게 나타나거나 퍼지는 현상이다. 자기의 영역을 확산한다. 중심에서 중립의 경계선을 벗어나 희미해진다. 바탕에 외부의 침투되는 물질을 가하면 "번짐"은 확장된다. 힘의 강약에 따라 속도와 크기는 달라진다. 인간의 욕망과 감정의 영역을 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간격에 나타나 있는 번짐과 번짐의 대립은 영역의 범위를 서로 침범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사유하는 인간을 형성한 테두리의 선을 벗어난 색채의 번짐에 대하여 일어나는 변화를 작업한 것이다.

 

고강필_Line Sayu2023-10_한지에 채색_45X45cm_2023

나는 신체의 중심인 몸통과 생각하고 판단하는 머리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그린다. 팔대산인의 "팔팔 조도"처럼 화면에 머리 숙이고 외로이 삶을 관조하는 하나뿐인 인간의 형상이 있는 그림도 있다. 두 개의 인간 형상이 서로 마주 보며 자신의 영역을 확인하는 사유하는 형상도 있다. 등을 맞대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림도 있다. 인간의 형상들이 불규칙하게 배치되어 서로 관계의 영역을 차지하려 하는 것도 있다. 관계는 갈등의 원인이다. 관계 맺어진 후의 관계는 스며들고 번지고 증발하지만, 경험과 기억은 화면에 홀로 있는 인간에게 관계의 흔적을 남기게 된다.

 

고강필_Permeate 2023-3_나무, 한지, 알루미늄, 젯소, 채색_100X122X3cm_2023
고강필_Permeate 2023-3_나무, 한지, 알루미늄, 젯소, 채색_100x122x3cm_2023_부분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초상화는 선과 면으로 그리고 덧칠하고 다시 위에 그리기를 반복한다. 나는 중봉의 선과 발묵법의 표현 방법과 때로는 적묵법의 표현 방법을 빌려 표현한다. 스며들고 번지고 증발하고 번짐의 흔적을 남기는 작업을 반복한다. 중봉의 선으로 사유하는 인간의 윤곽선을 그리고 발묵법과 적묵법으로 윤곽선의 경계를 벗어나게 한다. 인간의 욕망과 기복이 심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고개 숙인 불확실한 인간의 형상을 그린 것이다.

 

고강필_Sayu2020-5_한지에 채색_98x122cm_2020

처음에 붓은 물과 색을 머금고 있다. 선은 붓을 떼어 물감에 다시 적시지 않고 한 번의 붓 놀림으로 형상을 그려나간다. 이러한 작업은 반복된다. 선은 인간의 형상을 완성한다. 시간은 지나가고 붓은 물기가 없이 평면에 건조한 선을 남긴다. 나의 몸짓은 반복되고 습한 선과 건조한 선이 중첩된다. 색을 번지고 펴지게 하여 몸통에 경험과 기억을 그린다. 색의 "번짐"은 외곽선의 경계를 벗어나 사유의 영역에 흔적을 남긴다.

 

고강필_Sayu2020-13_한지에 채색_41x32cm_2020

물감의 질료 성이 형상에 가해짐에 따라 "인간존재의 의미"를 찾는 물질이 된다. 삶의 기울기는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고 우측으로도 기울어져 있다. 불안정하게 기울어져 있다. 번짐의 방향과 물과 색의 무게, 번짐과 번짐의 교집합은 삶의 균형을 잡기 위한 붓의 움직임이다.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지구에 가까울수록 중력이 커지는 것처럼 삶의 무게가 커지면 사유의 각도도 커진다. 이를 통해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서 몸으로 스며든 존재는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 사유하고 질문을 던진다.

 

 

지구는 23.5도 기운 채 하루 단위의 자전과 1년 단위의 공전을 한다. 그래서 4계절이 생긴다. 우리도 고개를 좌우로 갸우뚱하며 23.5도로 유지하려고 기운 채 반복되고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불안정한 삶에서 반복되고 맺어지고 사라지는 관계는 텅 비고 덧없는 것 같다. 고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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