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여행가방 Nomad Studio

 

안혜경展 / ANHYEKYUNG / 安惠卿 / painting

 2023_0404 ▶ 2023_0417

 

안혜경_대파밭 보물창고_45.5×53cm_2022

 

 

초대일시 / 2023_0407_금요일_02:00pm

후원 / 행촌문화재단기획 / 이승미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보다

GALLERY BODA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9-1

Tel. +82.(0)2.737.8144

 

화가 안혜경은 지난 2020년부터 전남 신안의 섬과 섬을 다니며 작업하는 『화가의 여행가방』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신안 자은도 둔장마을미술관에서 시작된 『화가의 여행가방』은 안좌도 자라도 병풍도 선도 암태도 장산도 흑산도 등 섬과 섬을 잇는 다리를 건너거나 하루 한두 차례, 그마저 날씨에 따라 변동이 심한 배를 타고 섬으로 가는 것이 작업의 시작이다. 섬에 도착하면 어디엔가 숙소를 정하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섬에서 사는 사람을 만나 그 삶을 듣고 그림으로 기록한다. 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전에 다른 섬에서 만났던 분과 언니 동생이거나 사돈이거나 하는 일들이 많아 섬과 섬의 가계도 혹은 인물 지도가 만들어진다. 『화가의 여행가방』프로젝트의 처음 시작은 섬마을 주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얼굴을 그리는 작업이었다. 4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1004개의 섬 중 70여 유인도에 살아가는, 다리가 놓여도 여전히 그 섬에 살거나 오히려 바다를 건너 돌아온 섬사람 마지막 섬 토박이들을 삶과 생애를 예술로 기록하는 특별한 아카이브가 되어가고 있다. 『화가의 여행가방』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수천의 섬사람을 만났고, 500명 이상의 섬사람을 그렸다. 그동안 작가가 만난 섬사람은 어린아이부터 100살이 넘은 어르신도 있다. 그중 몇 분은 그사이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화가의 여행가방』은 앞으로도 당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안혜경_대파산업특구_45.5×53cm_2022
안혜경_대파산업특구_45.5×53cm_2022
안혜경_대파산업특구_53×72.7cm_2022
안혜경_바닷가 대파밭_91×116.8cm_2022
안혜경_바닷가 대파밭_116.8×91cm_2022

작가는 섬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꾸린 여행가방에 본인이 그린 작품들을 넣고 섬으로 찾아가 여행가방을 풀고 섬 주민들을 위한 전시를 열고 주민들을 초대한다. 이방인을 좋아하지 않는 고립된 섬에서도 화가에게는 경계심을 풀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고, 좀처럼 전시회를 만나기 어려운 섬 주민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안혜경 화가의 여행가방』 전시회를 열어두고 마을회관으로 면사무소로 노인정으로 밭으로 다니며 인사하고 사람들과 섞여 주는 밥도 먹고, 말린 홍어도 그리고, 바다와 돌과 나무를 그리다 보면 섬사람들의 눈으로 들어가 점차 마을 어른들의 마음으로 들어간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작가는 마을 화가가 되어있다. 섬사람들은 화가가 밥은 잘 먹고 있는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마을 사람 대부분을 알아갈 즈음이 되면 또다시 전시회를 열어 그동안 섬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화가의 작품이 되어 전시된다. “작업이 끝나 섬을 떠나기 전에는 섬에서 만난 사람들을 그린 그림을 전시하고 섬을 떠나온다. ”이러한 과정은 2022년 1월 KBS 다큐ON 『화가의 여행가방』으로 방영된 바 있다.

 

안혜경_콜라비물주기_53×45.5cm_2022
안혜경_고요한 소란_53×45.5cm_2022

작가의 여행가방에 들어가 작가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전시되는 작품들은 대개는 정해두고 있지만 새롭게 바뀌기도 한다. 섬마다 새로운 풍경이고 섬마다 환경이 다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단 한사람이 사는 섬을 찾아 그 한 분을 위한 전시를 열기도 했다.

 

안혜경_고마운호박_22×22cm_2016
안혜경_고마운호박_25×25cm_2017

섬에서 한두 달 지내다 작업실로 돌아오면 섬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후속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본인의 작업을 한다. 섬에서 만난 사람과 환경은 자연스럽게 작가의 작품으로 유입되곤 한다. 한 사람을 잃는 일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일이라고 한다. 사람의 삶이란 단지 시간의 축적일 뿐 아니라 삶의 시간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 낸 사람의 경험이자 역사이기 때문이다. 500사람의 역사를 듣고 기록하는 동안 작가는 때로는 끝을 알 수 없는 깊고 푸른색과 같은 표정을 보인다. 작가의 작품은 작가의 표정과 같이 깊고 단단하나 간결하고 단순해졌다. 이번 전시는 안혜경작가가 『화가의 여행가방』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닌 섬에서 본 풍경이며 섬이 준 시각적 경험과 영감으로 제작된 작품들이다. 그러나 화가가 만난 500명의 섬사람들의 삶이 함께한 작품들이다. 『화가의 여행가방』프로젝트에 포함되어 함께 여행하던 그림도 포함되어있다. ■ 이승미

 

 

Vol.20230404b | 안혜경展 / ANHYEKYUNG / 安惠卿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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