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人譜: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김광안展 / 金光岸 / KIMKWANGAN / photography
2017_0531 ▶ 2017_0606



김광안_千人譜:우리들의 마지막 얼굴展_갤러리나우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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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나우

GALLERY NOW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9(관훈동 192-13번지) 성지빌딩 3층

Tel. +82.(0)2.725.2930

www.gallery-now.com



종묘공원에서 영정사진 무료봉사를 시작한지 일 년 남짓 지난 어느 날 중앙일보의 취재 요청이 있었다. 인터뷰 다음날 신문이 뽑은 기사의 헤드라인이 "기억해줄 사람 없는 노인들 ― 마지막 순간 기록해주고 싶어"였다. 담당 손 기자님이 인터뷰의 맥을 정확히 짚어낸 군더더기 없는 발제(拔題)였지만, 당시에 그에게 밝히지 못한 내막이 따로 있었다. 기실 내 속셈은 단순히 특정 개인의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한 영정의 기록에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우리시대의 '마지막'얼굴들을 채집하고 그것을 작품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방점(傍點)이 있었다. ● 얼굴은 하나의 아이콘이며 생존을 위한 표현기제(表現機制)로서 안면성이 전면에 클로즈업된다. 사람들은 생존을 위하여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 얼굴을 통한 표정관리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사회적응이 가능 했다.때로는 욕망실현을 위해서 본심을 가면 뒤에 숨기고 삶을 연출해야만 했으며, 그 점에서 '페르소나'가 사회적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일찍부터 터득하고 있었다.


김광안_千人譜:우리들의 마지막 얼굴展_갤러리나우_2017


그러나 우리들의 주인공인 '마지막'얼굴들을 보라. 그들은 무대 위에서 가면이 벗겨진 피에로의 '민얼굴' 바로 그대로이다. 어르신들은 이미 사회에서 퇴출된 '잉여인간(剩餘人間)'이기에 이제는 무대 위에서 애써 표정을 관리 하거나 꾸밀 필요가 없다. 그들 스스로가 가면을 벗어버리고 무대에서 내려와 카메라 앞에서 가장 정직한 '잉여얼굴'이 되었다. ● 더욱이 첨단을 가는 성형술, 최신 유행의 화장술 그리고 강력한 영상 편집기술을 통한 얼굴왜곡, 얼굴훼손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오늘의 세태(世態)에서, 오히려 노년(老年)의 꾸밈없는 이런 '잉여얼굴'은 우리 안에 내재된 인간성의 원형(原形)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이 시대의 특별한 기호(記號)로서 사진가의 주목을 끌기에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이 된다. ● 유명(有名) 배우나 문인 등을 비롯한 사회 각 부문의 저명인사들은 자의(自意)가 아니더라도 인쇄나 매스콤 등 여러 매체에 의해 초상이 기록되고 세월 속에 보존 된다.갤러리에서 유명 탤런트가 아프리카의 어린이를 품에 안고 찍은 사진 전시회가 열리기도 하고 자비를 들인 자서전 출판도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물론 누구나가 다 유명해질 수는 없는 일이고 유명해질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 종묘공원은 옛 파고다공원에 이어 '도심(都心)'에 있는 동년배 노인의 모임 장소로 널리 알려진 명소(名所)인 반면 여기에 모여드는 '유랑민(流浪民)'은 익명(匿名)의 집단으로 여기서는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무명인(無名人)이 된다. ● 그러므로 누군가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소명을 가지고 사회에서 소외되고 삶이 팍팍한 이들 무명인의 편에 서서 그들 얼굴 하나하나에 이름과 자존감을 되돌려 주고,우리시대의 대표적 '잉여얼굴'인 이들의 초상(肖像)을 사실대로 기록하고 수납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록된 것만 역사에 남기 때문이다.



김광안_千人譜:우리들의 마지막 얼굴展_갤러리나우_2017


천여 명의 영정사진을 찍으면서 렌즈를 통해 바라본 노인들의 얼굴은 그 하나하나가 마치 한 폭의 풍경처럼 나에게 다가 왔다. 얼굴 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개성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표정이 아로새겨진 주름진 얼굴을 마주 보면서,수수께끼를 풀듯이 그의 인생을 어림해 본다. 그 사람의 얼굴풍경이 곧 그 사람의 인생풍경 이라도 되듯이... ● 전시 제목인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은 문태준 시인의 같은 제목의 시집에서 차용 하였다. 아래는 그 시의 몇 구절 이다. ● 당신은 평범해지고 희미해지네 /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의 몸이 된 당신을 보네 / 오래 잊지 말자는 말은 못하겠네 // 당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네 /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을 보네 / ■ 김광안



Vol.20170531a | 김광안展 / 金光岸 / KIMKWANGAN / photography



사진보다 전시장 일이 더 바쁜 '갤러리 나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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