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된 Delivered

 

이종희(들로화)展 / LEECHONGHOE / 李鍾熙 / sculpture 

2022_0223 ▶ 2022_0307

 

이종희_배달된 마을 1_스티로폼, 신주못, 종이박스_40×60×40cm_20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아리수

GALLERY ARISOO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13 1층 제1전시실

Tel. +82.(0)2.723.1661

galleryarisoo.com

 

 

유목(되어진)과 정착(달동네) ● 이종희 작업의 주요 화두는 "정착할 수 없는 삶에 대한 근원은?"이고, 현재까지 그 연속선상위에 있다고 본다. 이리 저리 수없이 이사를 다녔던 유년과 청년시절 그리고 작가로 살아가는 현재까지의 삶은 '비정주의 궤도'속에 있다. 작업을 처음 시작하던 시절의 그는 "왜 나는 계속 이주를 하는가?" 였다. 즉 정착하고 사는 삶에 대한 애원이 그의 작품속에 반영되어진 것이다.

 

이종희_배달된 마을 2_소나무에 스테인, 알루미늄_170×77×40cm_2022

대한민국이 산업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이촌향도'의 시절이 되었고, 사람들은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이동'이라는 것을 가능하게 한 '자동차'에 주목하였다. 자동차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는 풍부한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특히 이삿짐을 잔뜩 꾸려서 트럭에 싣고 다니는 풍경은 대한민국의 유일한 풍경이 아닌가 싶다. 마치 피난민처럼. 산업화된 사회는 소달구지가 아닌 트럭을 제공하고. 그러던 중에 자동차의 최종 목적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한 그들의 종착역은 '달동네'였다. 다닥다닥 붙어사는 달동네의 삶은 우리시대의 욕망이다. 달동네의 풍경 또한 지구상에 있는 독특한 풍경이 되었다. 그러나 달동네도 재개발이라는 미명아래 해체된다. 사람들이 가진 자본의 크기만큼 뿔뿔히 흩어진다. 지상에서 '유토피아'를 꿈꿀수있는가? 그는 트럭에 달동네를 싣고 유토피아로 향하는 꿈을 꾼다. 우리는 정녕 정착할 수 없는가?

 

이종희_배달된 꽃섬_소나무에 스테인_48×305×11cm_2022

배달(되어진)과 복제(삶, 분단, 생각, 코로나, 통일)의 일상 ● 2019년 '코로나19'가 시작 되었을 때는 그냥 지나치는 한때의 독감처럼 생각했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며 우리옆에 존재하고 있다. 예술가로 살아가는 삶 자체도 별반 '만남'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 이제 '만남'은 필요충분조건이 되어야만 가능한 시절로 접어들었다. 친구, 친척, 가족들의 만남이 사라지면서, 그의 작업실 문앞에는 택배가 잦아들기 시작하였다. 마음을 전하는 형태의 코드가 '만남'에서 '택배'로 바뀌고 있다.

 

이종희_배달된 마을 3_스티로폼, 신주못_150×48×33.5cm_2022

그래도 곧 '코로나19'이전으로 돌아가겠지 하는 마음이 남아있지만, 현재의 우울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로 남을 것이다. '택배'라는 이름으로 찾아온 '마음의 표현'은 복제된 종이박스나 스티로폼 박스의 외관을 형성한다. 박스안에는 먹을것과 생필품들이 주요한 구성원이다. 배달되어진 택배가 늘어나면서, 우리의 일상은 '배달'이 화두를 점령하고있다.

 

이종희_배달된 꽃달_은행나무, 시멘트에 스테인_156×70×34cm_2022

분만실(delivery room)은 천사들에 의해 배달되어지는 아기들의 방이다. 그는 어머니의 자궁으로부터 세상으로 배달되어졌다. 그는 그가 배달되어진 세상에서 그를 찾기 위한 '유목(nomad)'의 마침표를 작업실에서의 '정착(stayment)'으로 찍는다. 사실 그가 이세상의 중심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고 있었다는 자부심은 한낱 착각이었다. '일상의 모든 것은 배달되어진 것이다' 라는 생각이 그의 작품의 출발이다.

 

이종희_배달된 보름달_청동에 유채_41×26×1.4cm×10_2022

어머니로부터 배달된 그, 칼 막스가 배달한 이데올르기, 강대국이 배달한 분단, 국경너머에서 배달된 코로나19, 자본의 크기로 배달된 마을. 배달(倍達)의 민족에게 배달(配達)되어진 것들에 대한 사유의 시각적 표현이 이번 전시의 주된 관심사이다. ■ 들로화

 

 

Vol.20220223e | 이종희(들로화)展 / LEECHONGHOE / 李鍾熙 / scul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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