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정물'

 

이영화展 / LEEYOUNGHWA / 李榮華 / photography 

2022_0209 ▶ 2022_0215

 

이영화_동전지갑과 덧버선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60×90cm_20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주최 / 미학적 사진학교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관훈동 100-5번지) 1층

Tel. +82.(0)2.736.6669/737.6669

www.galleryis.com

 

어머니 ● 내 친정어머니는 97세이다 고향을 , 부모님을 , 형제를 이북에 두고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남한으로 내려오셨다. 그 후 내리 5명의 딸들을 낳으셨다. 그래도 아버지께서는 외로운 우리 형편에 괜찮다 하셨단다. 의지할 곳 없이 사신 두 분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셨을 까? 내 어릴 적 가끔 하시던 내 어머니의 "내가 살아온 길을 글로 써서 책으로 낸다면 12권도 모자라" 하시던 말씀은 그때는 그 뜻을 알 길 없었지만 지금은 가슴을 저며온다. ● 내 시어머니는 살아계시다면 87세이시다. 70세 생신을 맞으시고, 봄 꽃이 피려고 하는 4월에 우리 곁을 떠나셨다. 다정한 음성, 아름다운 미모의 현대식 시어머니셨다. 입 크게 벌려 왕만두 드시다 눈이 마주쳐 웃으시던 모습이 선하다. 어머니! 꿈에 본 듯 한 번 다녀가시 길… 저도 이제 흰머리가 새치가 아닌 나이가 되어갑니다. ● 나의 또 다른 어머니는 대학 은사님 이시기도 하며 대모님이시다. 대학교에서 정년 퇴직하신 전공분야의 존경받는 학자이시기도 하다. 초록색을 좋아하는, 감성은 소녀이지만 현실은 여느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강하고, 인내하는 우리네 어머니이시다. 잘 찾아 뵙기는 커녕 안부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니, 죄송하기 짝이 없다. 대부, 대모님 건강하시길 마음으로만 기도하는 불효녀이다.

 

이영화_어머니의 방석위의 신발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90×60cm_2021
이영화_어머니의 버스토큰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50×40.8cm_2021
이영화_어머니의 연필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50×40.8cm_2021
이영화_엄마의 브로치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30×45cm_2021
이영화_엄마의 재봉틀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30×45cm_2021
이영화_시어머니 반지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30×45cm_2021
이영화_시어머니 상자에서 나온 단추들_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45×30cm_2021
이영화_할머니의 호롱불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90×60cm_2021

촬영하면서 ● 장롱 깊이, 어떤 것은 가까이에, 박스 안, 창고에 있던 그것들을 찾아내는 것은 나의 추억과 기억이 필요했다. ● 즐비하게 늘어놓았다. 한 곳으로 모았다. 하나 하나 만지면서, 조명을 비추면서 셔터를 누르면서… 이런 행동을 반복하며 난 그 때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기억의 끝을 잡고 그 순간으로 떠나는 시간들이었다. 떨림도 있었다. 주고 받는 시선은 애달프고, 희미해진 기억의 물결이 일었다.

 

이영화_가방과 타자기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30×45cm_2021
이영화_가위와 골무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60×90cm_2021
이영화_목줄시계와 성냥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30×45cm_2021
이영화_단추와 브로치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50×40.8cm_2021
이영화_국그릇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45×45cm_2021
이영화_놋주걱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30×45cm_2021
이영화_주발과 대접-1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50×90cm_2021
이영화_주발과 대접-2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45×45cm_2021
이영화_테이블위 LP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30×45cm_2021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다 ● 딸이란, 며느리란, 엄마란, 여자란 이 단어들은 떠 오르기만 해도 가슴이 저며오며 눈물이 핑 돈다. ● 인생이란 시간을 켜켜이 쌓아가는 것 기억 말고는 그 쌓아놓은 시간을 보여주는 손 때묻은 늘 곁에 있던 물건들이 아닐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깊은 시간, 다 느낄 수도 없는 그들의 순간들! 무슨 말을,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 까? 유심히 살펴보는 데 우선 그 분들의 옅은 미소가 먼저 떠오른다. 옥 반지 꺼내어 이 손가락 저 손가락 끼워보기를 하다가 겨우 새끼 손가락에 끼우면서 그때로 잠시 돌아가 본다. ● 이번 사진들은 이 세상에 나를 남겨놓은 그분들을 위한 나의 사랑이다. 시간을 기억을 더듬어 촬영하면서 잊고 있었던 다른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재미지기도 하다. 째깍째깍 초침소리와 함께 옛 생각에 묻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흩날린다. 하지만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건 기억이란 사랑보다 슬플 때도 있는 것 같다. ● 나는 이 세상을 마치고 갈 때 무엇을 남기게 될까? 나도 이제 나의 손때 묻은 물건들이 뭐가 있나 주변을 살펴본다. 내 아이들이 그것을 보며 나를, 나의 시간을 함께 할 그것들을 … ■ 이영화

 

 

Vol.20220209b | 이영화展 / LEEYOUNGHWA / 李榮華 /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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