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에서 식물채집하다

윤희수展 / YOONHEESU / 尹熙洙 / collage 

 

2021_0901 ▶ 2021_0910

 

윤희수_도시산책자_종이에 콜라주_56×76cm_202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10일_12:00pm~02: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9월의 첫 전시로 윤희수의 도시산책자의 수집-『아스팔트에서 식물채집하다』는 전시가 열린다. 윤희수 작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건축과 그 공간 속에서 오고 가는 사람, 고양이, 건물, 구석에 핀 풀, 가로수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물을 만나게 된다. 그 안에서 작가는 종이로 그 형상을 오려내서 겹겹이 쌓아 올린다. 그것이 우리가 도시를 지나면서 부딪히게 되는 시간 흔적처럼 쌓는다. 아스팔트는 도시의 상징적이 도로의 모습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작가가 가지고 있던 잡지 책에서 오려낸 이미지들과 그 위에 유화 드로잉이 올려지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는 콜라주 작업 20여점이 보여질 예정이다. ■ 갤러리 담

 

윤희수_도시산책자_종이에 콜라주_56×76cm_2020

도시의 거리를 걷기 시작한다. 목적지가 있기도 하지만 무심하게 혹은 멜랑콜리 상태에서 걷는다. 느리게 걷기도 하고, 기웃거리거나 자주 멈추면서 도시의 변화를 경험한다. 도시에 매혹되기도 하고, 그 매혹됨에 '거리 두기'도 하면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과거와 미래, 고급과 키치, 가치 유무, 도시와 자연, 등등 도시에서든 나의 의식 세계에서든 이런 대립항들이 날을 세우면 그 사이의 관계를 살피게 된다.

 

윤희수_도시산책_종이에 콜라주_56×76cm_2020

1991년부터 '느림'이라는 주제로 시작한 「비우기 채우기」 작업은 주변에서 수집한 다양한 종이 인쇄물을 오려 붙힌 콜라주 이다. 언뜻 선이나 미로, 또는 특정한 형상이나 색채일 수도 있는 오린 인쇄물을 수정없이 중첩하거나 병렬한다. 대부분 우연적이고 불확실한 상황에 기대어 작업한다. 지구 에너지 4분의 3 이상을 소비하는 대도시의 독특하고 매캐한 냄새와 탁한 채도, 밝게 빛나는 화려한 마천루의 깊고 어두운 음영, 그리고 반복되는 단절과 중첩.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주재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이게든 보이지 않게든 존재하게 한다. 도시와 인간, 나아가 도시와 자연 사이의 간극, 틈, 관계, 맥락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거. 리. 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윤희수_도시산책_종이에 콜라주_56×76cm_2021

지금 여기 도시를 자유로이 돌아다니기 어렵게 된 팬데믹 상황에서, 맨 처음 발자국을 떼고 천천히 걸어 나갔던 인간과 그가 처음으로 서서 봤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상상해 본다. ● 발터 벤야민은 일찍이 '도시 산책자는 아스팔트에서 식물 채집하러 가는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 윤희수

 

윤희수_자코메티와 도시산책_종이에 콜라주_46×52cm_2020

도시 걷기, 흐름과 멈춤의 리듬 ● 도시는 온갖 종류의 흐름이 모여 결합하는 동시에 갈라져 흩어지는 곳이다. 사물과 신체, 이미지와 소리, 냄새와 촉감이 도시의 시공간을 '비우고 채우며' 흐른다. 흐름의 '간격, 틈, 관계, 맥락' 속에서 도시는 끊임없이 차이와 반복의 리듬을 생성한다. 그러한 흐름의 리듬 속에서 또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우리를 만든다. ● 출근길의 북적이는 지하철 2호선에서, 방과 후의 치열한 대치동에서, 한낮의 나른한 탑골공원에서, 금요일 밤의 찬란한 이태원에서 우리는 도시인이 된다. 때로는 회사원으로, 때로는 학생으로, 때로는 노인으로, 때로는 청춘으로, 혹은 그 무엇도 아니어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흐름 그 자체'로서 우리는 도시의 시공간에 새로운 리듬을 만든다. 우리는 그렇게 도시를 걷는다.

 

윤희수_도시산책과 동그라미 세모 네모_종이에 콜라주, 아크릴채색_56×76cm_2020
윤희수_도시산책과 동그라미 세모 네모_종이에 콜라주, 아크릴채색_56×76cm_2020

윤희수의 『아스팔트에서 식물 채집하다』는 우리의 걸음을 따라 창발하는 도시의 시공간과 그러한 시공간 속에 심겼다 뽑히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윤희수는 흐르는 도시의 시공간을 잘라내 종이에 겹겹이 쌓아 올린다. 그렇게 중첩된 시공간의 조각들 '사이'에 도시를 걷는 '우리'가 있다. 마치 숲 속의 역동적인 생태계를 감상하고 채집하는 식물학자처럼, 우리는 아스팔트 위를 걸으며 도시의 스펙터클을 감상하고 채집한다. 우리는 빠르게 느리게 걷고, 서고, 주저앉았다 다시 일어난다. 흐름과 멈춤의 불규칙한 리듬 속에서 나와 타인, 대로와 골목길, 빌딩과 한옥, 고양이와 새, 나뭇가지와 애벌레가 찰나에 스쳤다 사라진다. 그들은 색일 수도 형상일 수도, 소리일 수도 냄새일 수도, 진짜일 수도 가짜일 수도 있다. 끊임없는 우연한 마주침을 통해 우리는 도시의 관람객이자 수행자가 된다. ● 윤희수의 작품 안/밖에서 도시를 응시하는 우리의 모습은 마치 아스팔트 위에 뿌리내린 식물 같다. 그리고 작품 안/밖을 가로질러 걷는 우리는 그렇게 식물이 된 스스로를 다시 채집한다. 흐름과 멈춤, 차이와 반복의 리듬이 다시 도시를 비우고 채운다. ■ 지명인

 

Vol.20210902e | 윤희수展 / YOONHEESU / 尹熙洙 / coll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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