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야! 너를 만난 지도 어언 40년의 세월이 훌쩍 넘었구나.

너를 만나고 부터 마역중독자라는 손가락질도 받았고,

짐승만도 못한 인간에게 끌려가 복날 개 맞듯이 두들겨 맞으며 옥살이까지 했으나,

한 번도 너를 원망한 적은 없었다.

넌 나의 잠자는 감성을 일깨우는 행복의 전도사였으니까

뒤늦게 알았지만 마음의 평화만 준 게 아니라 건강까지 챙겨 주었더구나.

 

세상이 너에게 마약이란 올가미를 씌워 핍박했으나 속수무책이었지.

그 뒤에는 너의 실체를 아는 무서운 세력이 버티고 있었으니까...

너가 나오면 기득권자인 미국의 거대 재벌은 망할 수밖에 없었거든.

긴 세월 그들의 음모에 쫓겨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으나

이젠 너의 실체가 알려져 더 이상 속일 수가 없게 되었구나.

 

UN 마약위원회가 60년 만에 너를 마약에서 제외한 것에 이어

이제 미 하원에서도 합법화 법안이 통과되었단다.

이미 50개주 중 36개주가 의료용 대마로 합법화되었고, 기호용도 15개주가 합법화 되었잖아.

콜로라도주에서는 합법화로 살인사건이 절반이상 줄어드는 등 강력범이 많이 감소하였고,

단속에 따른 예산액 절감과 대마 사업에 의한 세수확대, 

그리고 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미국 뿐아니라 독일, 우루과이, 조지아, 남아프리카 등 합법화된 나라가 56개국에 이른다.

기호용으로 합법화한 캐나다의 경우에는 소비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데,

일찍부터 대마를 오락용으로 합법화한 네덜란드의 선견지명이 부러워.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정책 당국자들의 너를 대하는 태도다.

양키따라 박정희도 사회정화라는 명분으로 너에게 철퇴를 가했는데,

정치적인 문제만 터지면 너를 피운 연예인들을 줄줄이 엮어 정국 전환에 악용하지 않았던가?

그 때도 검찰은 정권의 사냥개 역할을 톡톡히 했지!

오랜 세월 국민들에게 나쁜 마약으로 세뇌시켜놓았는데, 그걸 뒤집는 일이 어디 쉽겠는가?

표 잃을까바 알면서도 똥 싼 놈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는 우리나라 국개의원,

세비 갉아먹는 쥐새끼에 다름아니다.

 

그 사이 대마관련 특허 대부분을 중국에 빼앗기고 말았구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통계에 따르면 대마관련 606건의 특허출원 중 309건이 중국이라는데,

중국인들은 오래 전부터 대마의 효능에 주목해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고 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아직까지 너의 효능을 제대로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너와 함께하며 알게 된 좋은 점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려는 것이다.

 

이야기에 앞서 너에게 씌워진 환각이란 잘못된 말부터 바꾸어야 한다.

너의 대표적인 성분으로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이라 불리는 THC성분과

칸나비디올이라는 CBD성분인데, 문제로 몰아세우는 성분은 도취감을 유발하는 THC성분이잖아.

도취란 한 가지 일에 빠져드는 집중력을 말하는데, 집중력은 창작과 연관되지 않던가?

그걸 환각이란 말로 바꾸어 마약으로 각인시킨 것이다.

환청과 환시 작용을 일으키는 LSD와는 전혀 다른 거잖아.

 

마약으로 기피하는 너를 좋아하기란 모험에 가까웠다.

그러니 너를 만나려면 많은 위험과 비용도 감내할 수밖에 없었지.

기초생활수급자 형편에 서울과 정선을 오가며 어렵사리 농사를 지었으니까...

 

몇 그루만 울 엄마 무덤가에 키워 량이 많지 않았지.

대마를 좋아하는 주변 분들에게 양껏 주지 못하니, 인간관계까지 불편하더라.

어떤 때는 질 좋은 대마를 만들기 위해 서리 내리도록 기다리다

일 년간 애지중지 키워 온 너를 몽땅 도둑맞은 적도 있었다.

한 해 동안 너를 만날 수 없는 것만도 미칠 지경인데, 오랜 친분마저 깨져버렸지.

심은 곳을 아는 친구를 의심하게 되었으니까..

 

그뿐인가?

70년대는 너 때문에 ‘대연동 마약중독자 진료소‘란 곳에 끌려갔었지.

허름한 건물인데, 그 곳은 진료소가 아니라 고문실이었다.

도둑놈 소굴 같은 곳에 잡혀 간 것도 친구가 불었는데,

같이 피운 친구 대라며 코에 물까지 붓지 않았던가?

어찌 친구간의 의리를 그토록 짓밟아 버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

무슨 대단한 독립운동 한다고 그런 고문을 했을까?

 

한데 몰아 넣은 감방의 마루 바닥에는 쥐들이 고개를 내밀며 조롱했지.

밖에 차 소리가 나면 또 누군가 한 사람 잡혀 온다는 신호였다.

쇠 파이프를 마루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며 긴장감을 주기도 했는데,

두들겨 패는 소리와 친구들의 비명소리는 듣는 자체만도 고문이었다.

 

그 사건은 ‘교사들이 대마초 피워’라는 신문 헤드라인 자체만으로 한 건 한 것이다.

사건이 마무리 되는 날, 검사 나으리가 출두해 수고비를 준 모양이었다.

나무 벽이라 귀만 기울이면 옆방 상황을 엿 들을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

잇따라 중국집 오트바이 소리가 들리더니, 지미핸드릭스 음악이 흘러나왔다.

누군가 압수한 대마초를 피우는지, 구수한 대마 냄새까지 날아왔다.

완전 옆방에 잡힌 놈들 좆먹인 거지...

 

난, 그동안 필요할 때만 너를 잘 활용해 왔다.

화가 날 때는 마음을 다스려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고, 양보하는 여유도 주었지.

또 하나 고마운 것은 장거리 운전에서 졸음을 쫓는 역할까지 해주지 않았던가?

졸음이란 무료함에서 오는데, 한 가지 생각에 빠져드니 어찌 졸음이 올 수 있겠는가?

 

음악에 빠져드는 청각의 예민함과 음식 맛을 깊게 하는 미각,

사물을 깊이 관찰할 수 있는 시각, 몸의 접촉에서 느껴지는 육감 등

인간의 오감을 예민하게 만드는데다 매사에 사려가 깊어지니,

너 같은 행복의 풀이 어디 있겠는가?

 

김문년 안동시 보건소장이 의료용 대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김문년 소장)

 

 

2년 전에는 안동보건소장 김문년박사의 글을 접하며 새로운 너의 효능에 감탄했다.

피워 온 너를 먹는 음식으로 바꾼 계기가 된 것이다.

긴 세월 피워 온 담배 때문에 호흡곤란을 일으켜 너마저 두려웠거든...

너를 피우면 도취감을 유발하는 THC성분만 느꼈지만,

먹어보니 인체에 유익한 약재로서의 성분을 골고루 습취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었지.

 

얼마 전 너의 성분으로 뇌 인지기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니,

놀랍게도 너를 투여한 늙은 쥐의 인지기능이 젊은 쥐처럼 개선되어

생체 시계가 되돌아간 것 같다"고 발표되었더라.

너는 인체에 유익한 항균성, 항염증성, 항진균성, 통증완화, 신경보호 등의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는 약방의 감초였고, 대마씨는 슈퍼푸드로 선정되기도 했지.

그리고 피부를 곱게 하는 화장품으로서의 기능은 이미 잘 알려졌잖아.

, 줄기, , 씨앗, 뿌리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유용한 식물이었다.

 

너의 유용한 성분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약 49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CBD성분은 치료하기 어려운 각종 통증, 항암, 구토증,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 질환, 뇌전증,

다발성경화증, 경련과 발작, 우울증, 염증성 질환, 류머티스 관절염, 심뇌혈관계질환, 당뇨 합병증 등

수십 가지 질병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까지 검증되었으니, 최고의 약초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약으로서의 구체적인 복용 정보가 없으니, 음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밖에 없었다.

대마 잎을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올리고당에 강정도 만들어 먹고, 술도 담아 마셨다.

난, 차를 좋아하지 않아 차로 우려먹지는 않았지만.

교통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난 일필선사 말로는 최고의 차라며 자랑했었지.

 

그런데, 긴 세월 너를 피우기만하다 먹기 시작한 이년동안 신체적 변화가 일어났다.

오랜 지병인 관절의 통증이 사라졌고, 화장실에서 30분 넘게 용쓰던 변비가 사라진 것이다.

대마뿌리 효능은 관절에 특효라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변비에 좋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대마는 약성이 부드럽고 지방,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장을 매끄럽게 하여 변비를 치료하는데 이상적이다.”고 적혀 있었다.

그 외에도 모르는 몸의 변화가 어디 한 두 가지겠는가?

 

아직 먹어보지 못했지만 대마새싹 비빔밥 맛도 탁월하다고 했다.

새싹에는 도취유발 성분인 THC가 없으며, 기능성 지방산인 감마리놀렌산(1.42%),

리놀레산(55.4%), 리놀렌산(17.2%), 비타민A, 비타민 C, 나이아신, 항산화, 항염증, 항원충

효과가 있는 기능성 플라보노이드가 다량 함유되었다고 국립식량과학원 문윤호 박사가 밝혔다.

 

새싹 비빔밥이나 나물로 무쳐 먹으면 THC성분이 없어 일반인들에게는 좋은 식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도취성분까지 맛보려면 나물을 후라이팬에 덖어 열을 가해주면

THC성분이 상승하게 된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피우게 되면 2시간 정도 도취감을 주는데 비해 먹게 되면 온 종일 행복감을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먹는 것은 30분쯤 지나야 도취감이 온다. 많이 먹는 누를 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역자: 권아영 / 페이지 560 / 가격 :18,000원 / 출판사 : 세상의 아침

 

 

체질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자신의 체질에 맞는 량을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먹는 것만 아니라 피우는 것도 자신의 체질이나 대마 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간혹 구토를 일으키며 힘들어 하는 경우도 보았다.

그런 현상은 처음 경험한 사람들이 가끔 나타나는데, 아마 습취 량이 많아 생기는 현상으로 판단된다.

 

40년이 넘도록 피워 온 나 역시 많이 피우면 가끔 어지름증을 느낄 때도 있었다.

몸의 컨디션이나 대마의 질에 따라 다 다르게 나타나니,

조금씩 섭취하며 자기 체질에 맞추어가는 조절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속이 메스껍거나 어지럼증이 생겨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 자리에 가만히 누워 움직이지 않으면 된다.

편한 자세로 누워있으면 불편한 증상은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대마뿌리를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있다.

 

제 작년부터 대마주가 관절에 특효라는 김문년박사의 글을 읽고 대마주도 담아 보았다.

대마주는 뿌리가 중요하다고 한다. 대마뿌리에 대한 연구에는

대마의 생육일수가 6주까지 성장한 뿌리가 폴리페놀 함량이

가장 높고 항산화 활성이 가장 우수하며 생리기능성을 갖는다고 했다.

 

성장한 너를 뿌리 채 뽑아 깨끗하게 씻어 말린 후,

한 말 들이 술통에 담가 100일동안 숙성시켜 보았는데,

약으로서의 효능은 제쳐두고라도 술맛이 끝내 주었다.

독한 알콜 기운이 사라지고 오래된 브랜디처럼 은은한 향까지 풍겼다.

마셔 본 사람마다 최고의 명주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죽하면 그 술 이름을 ‘대마불사주’라 붙였겠는가?

옛 문헌에 마근(麻根) 이라 부르는 대마뿌리는 삼의뿌리라고도 했지만,

한나라 의학서에서는 대마를 불로장생의 효능이 있다고 했으니,

불사초라는 이름을 빼돌려 ‘대마불사주’로 명명한 것이다.

 

작년에는 25도 소주에 담갔고, 올해는 30도 소주에 담았는데, 도수가 약한 소주가 더 좋았다.

후배 한 사람은 35도 소주에 담았다는데, 너무 독해 마시기가 거북하더란다.

값 비싼 독한 술이 좋은 술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애석하게도 30도 소주에 담아 본 올해 대마주는

정선에서 실어 올 때 차안에 쏟아져 차가 다 마셔버렸다.

다시 새 술을 부었지만, 작년에 마신 대마주에 비길 수 없었다.

 

난, 술이 취하지 않으면 상대에게 이야기도 잘 꺼내지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이다,

그러나 술만 한 잔 들어가면 완전 달라진다.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같은 요상한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말도 너무 노골적이라 주변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거친 언행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는 게 너였다.

술이 감정을 격하게 만든다면 너는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 것이다.

대마주도 차분하게 다운시킨다는 점이 일반 술과는 또 다른 장점이더라.

 

운송하다 대마주를 차에 쏟아, 다시 술을 부어두었다.

 

 

마지막 소원이라면 행복을 파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

대마불사주와 대마강정을 파는 조그만 주막을 차리고 싶은 것이다.

죽기 전에 이루지 못한다면 저승 가는 길목에라도 차릴 작정이다.

저승가는 분들에게 대마불사주 한 잔과 안주로 대마강정 한 점 대접하고 싶다.

 

대마에 관한 역사, 문화, 정치, 과학, 의료의 모든것 / 가격:38,000원 / 출판사 : 세상의 아침

 

 

대마야!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

너를 만나 행복한 세월을 보냈고,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넌 분명 신이 내려준 약초였고, 평화의 전도사였다.

살아 생 전 박수 받는 너의 모습을 꼭 보고 싶구나.

 

하루속히 해방되어 인류의 행복과 평화에 기여하기 바란다.

 

사진, 글 / 조문호

 

 

여러분도 최고의 약술, 대마주를 한 번 담아 볼 생각이 없으신가요?.

대마초를 키울 땅이 있거나 옥상이 있는 분들은 시험 삼아 한그루만 심어보세요.

대마는 양지와 습한 땅을 좋아하고, 다 자라면 높이가 2m 정도 된다는 것을 감안해,

한 그루만 정성껏 키워보세요. 좋은 거름도 듬뿍 주고...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대마 잎을 나물로 무쳐 먹어도 좋습니다.

맛이야 양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식감이 아주 좋아요.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대마 관련 정책토론회. (사진/ 김문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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