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은 강산도 바꾸고 학번도 주민번호 앞자리도 바꾼다. 평점은 대개 10점 만점이다. 장수의 상징 하면 또 십장생이다. 변화와 만개, 영속이 모두 ‘10’에 담겨 있다. OCI미술관의 지난 10년은 일일이 손꼽기 힘든 많은 작가들의 기발하고 독창적인 작업, 그들의 손으로 꾸린 각양각색의 전시로 반짝였다.

작가들의 목소리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려 늘 고민하는 것이 전시이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 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그들도 마주치면 더 크게 진동하지 않을까? 따로 볼 때 미처 몰랐던 색다른 면모가 보다 또렷해지고, 서로 한층 돋보일 수 있지 않을까?

작가는 각자 왼손 혹은 오른손이 되어, 짝과 둘씩 마주 어우러진다. 깍지 끼는 모양새도 제각각이다. 팽팽하게 맞서다 때론 기대어 서고, 꼬치에 꿰어 도는가 하면, 거미줄로 두루 얽는다. 넌지시 이어지는 시각적 박자 속에 저마다 무언가 확장하고 뛰어넘는 ‘초월 얼개’를 심지처럼 품는다. 영 딴판이면서도 어딘가 자못 통하는 다섯 쌍의 작가들. 의기투합 깍지 끼고 쭉 뻗어 서로 밀어주는 양손을, OCI미술관을 빛낸 ‘금손’들을 다시 만난다.

 

김영기 (선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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