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예술가

우창헌展 / WOOCHANGHEON / 禹昌憲 / painting

2020_0603 ▶︎ 2020_0609

 

우창헌_지붕 슁글 치는 원기_캔버스에 유채_194×97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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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헌 홈페이지_www.woochangheon.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9일_10:00am~12:00pm

 

 

토포하우스

TOPOHAUS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관훈동 184번지)

Tel. +82.(0)2.734.7555

www.topohaus.com

 

 

우리 시대의 삶의 최전방은 어디에 있는가? 아마 주방보조나 건설 노동자, 택배 배달부, 모텔 청소부, 편의점 알바생 등에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약육강식의 정글의 밑바닥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적 전위도 바로 그곳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예술이란 것이 변함없이 삶과 세계의 진실에 관해 발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틀림없이 그렇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우창헌_석고보드 치는 영복이_캔버스에 유채_194×97cm_2018

 

우창헌_콩쥐 화이팅!_캔버스에 유채_194×97cm_2018

 

나는 땀을 철철 흘리는 노동자의 등짝이야말로 어떤 예술가의 예술보다도 예술적이라고 생각된다. 그건 바로 삶이고 세계이며, 현실 그 자체를 웅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술이 우리 사회의 하부에서 온몸으로 싸우는 최전방 사람들의 편이 되어줄 수 없다면, 대체 예술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만약에 예술이란 것이 수난의 길을 걸어가는 저 고통받는 사람들 편이 돼 주었던 적이 실제로 드물었거나, 이를테면 행여라도 그들을 위한 12폭 제단화 같은 찬가를 바쳤던 적이 없다면, 왜 지금 그렇게 하면 안되는가? 또 아방가르드 전위의 시절을 넘어, 진작에 행위이고 실천이며 철학적, 정치적 메시지이자 개념으로 간주된지도 오래인 우리의 예술은, 왜 삶과 현실 속으로 온몸으로 뛰어들어서는 안되는가?

 

우창헌_청년 노동자_캔버스에 유채_194×97cm_2019

 

우창헌_청년 노동자_캔버스에 유채_194×97cm_2019

 

삶이 바로 예술이다. 그리고 실천이 바로 예술이다. 또 이를테면 가족을 지켜주는 것이 바로 예술이며, 자신이 가진 나름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은 아름다운 삶과 세상에 대한 찬가이다. 예술이란 노래이며, 노래이기에 우리 척박한 삶에 절실히 필요하며, 단도직입적으로 실용적인 것이다. 삶에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느낀 태초의 예술가는 아마 터져나오는 감격으로 첫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그리고 삶이 고마운 축복임을 발견한 그는 아마도 비바람, 눈보라를 맞으며 거친 벌판을 행군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바로 오늘날 자본주의적 정글의 밑바닥에서 고난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 속에 이 삶과 세계의 눈부신 아름다움에 겸허히 감동하고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창헌_다시 태어남_캔버스에 유채_194×97cm_2019

 

우창헌_꽃 핀 나무_캔버스에 유채_45.5×65.2cm_2018

 

16회 개인전은 사람다운 사람들, 땀 흘려 일하는 성실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아울러 이 삶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나의 노래들이 들어 있다. 가슴 속에 노래가 있는 한,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고마운 멋진 삶이었으며, 하루 하루가 믿기지 않는 축복이었다. 그리고 고맙게도 축복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우창헌_꽃 핀 나무_캔버스에 유채_45.5×65.2cm_2017

 

우창헌_사람의 집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7

 

우창헌_꽃 핀 나무_캔버스에 유채_60.6×60.6cm_2015

 

우리 예술가들이 창조해야 하는 것은 예술 그 자체만은 아니다. 바로 새로운 삶의 방식과 관점과 살아야 할 이유까지도 창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가치있고 가치 없는지, 무엇이 고귀하고 무엇이 하찮은지, 무엇이 아름다우며 무엇이 추한지, 혼돈의 시대가 되어 실제로 온갖 쓰레기에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몰려들며, 진정한 보석들이 자갈밭에 널부러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귀하고 아름다운 것들이 업수이 여겨지며 버려져 있다면 곱게 보듬어 소중히 감싸주고 싶다. 이를테면 그건 땀 흘려 온몸으로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이며, 그들의 한없는 인내와 용기와 열정이며, 또는 가족을 일구고 소박하게 서로에게 헌신하며 살아가는 작은 사람들이며, 또는 마치 들꽃처럼 평가절하되는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정성어린 애틋한 삶이다. 나는 예술이란 것은 그 스스로가 추앙받거나 가치있어지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된다. 모든 진정으로 훌륭한 것은 그 스스로 빛나려 하지 않고 남을 빛나게 해 주므로, 예술은 마땅히 그 자신이 아니라 사람들을, 아름다운 사람들을 비춰줄 수 있어야 한다. 낮게 살고 높이 행하라. 이는 야전예술가의 첫째 지상명령이다. 자갈밭에서 보석을 일구라. 이것이 두번째 지상명령이다. ■ 우창헌

 

 

Vol.20200603a | 우창헌展 / WOOCHANGHEON / 禹昌憲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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