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연복의 온 몸은 길이다전이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열리고 있다.


 

개막식이 열리는 날, 정복수, 정영신씨와 전시장을 찾았는데, 

전시작가 류연복씨를 비롯하여 김진하관장, 화가 이흥덕, 송 창, 김재홍, 장경호, 성기준,

김이하씨 등 많은 분이 와 있었다.



전시작들을 돌아보니, 지난 해 진천 전시 때 빠진 작품과 신작도 있었다.


류연복씨의 목판화에는 힘이 흘러넘쳤다.

여러 번의 칼질이 아니라 단칼의 칼질이 빚은 선명한 골격이 돋보였다.

풍경조차 서민적이고 민중적이라 풍경의 수려함 속에 비극적 슬픔이 깔려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문제를 토해냈다.

저항적이고 비판적으로 칼을 휘두르기도 하고 때로는 서정적으로 다독였다.

날카로운 칼로 한의 정서를 새겼으나 보는이에게는 따뜻하게 다가온다.

풍경 에너지와 사람의 삶을 응결시키려는 속내가 엿보였다


 

류연복씨의 목판화는 국토에 대한 애정과 자연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베어 있다.

풍경을 이루는 산과 강의 흐름은 강력하고 마을의 경계는 선명했다.

넓고 탁 트인 시선에서 부터 작고 가까운 곳을 바라보는 섬세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명료했다.

국토에 대한 형상성은 두드러지고, 부분적인 독자성은 분명했다.



사계절의 담쟁이 덩굴을 새긴 '온몸이 길이다'는 심오한 경지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폐기된 온갖 무기들이 탑처럼 쌓인 꼭대기의 야생화 한 송이는 전쟁에 대한 거부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류연복씨는 작품도 좋지만 사람은 더 좋다. 많은 사람들이 류연복씨를 좋아하는 이유다.

비실비실 웃으며 바람처럼 살지만, 항상 말보다 행동이 앞서고 불의에 굴하지 않는다.




대개 작품을 먼저 알고 나중에 작가를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실망스러운 경우를 종종 접한다.

작품은 좋으나 인간성이 형편없는 작가는 사람이 아니라 작품 만드는 기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사람 나고 작품도 있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김진하씨는 “국토와 민중에 대한 애정, 작가로서 목판화에 대한 자기표현의 정합성,

그리고 동시대에 대한 지식인적인 실천적 참여라는 삼위일체가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간단명료한 잠언으로,

또 때로는 웅대한 서사적 서정으로 갈무리 지어지고 있다.”고 서문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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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는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24일까지 열리니,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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