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화랑에서 ‘해학의 풍경展’
김상구·박재갑·김희진 등 참여


▲  박재갑,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 중 파계승마당, 34×47 ㎝, Woodcut, 2019



‘해학’은 어두운 사회적, 정치적 현상이나 현실을 익살스럽게 드러내 웃음으로 승화하는 힘이 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통인화랑은 3일부터 21일까지 ‘해학의 풍경전’을 연다. 총 7인의 판화 전문작가가 목판화 기법, 실크스크린 기법 등 판화의 다양한 표현방식을 통해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의 ‘풍경’을 ‘해학’적으로 재해석했다.

전시에는 김상구, 김희진, 민경아, 박재갑, 이언정, 정승원, 홍승혜 등이 참여한다. 특히 국립암센터장을 지낸 박재갑(71) 서울대 명예교수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수술칼 대신 조각칼을 든 박 교수는 지난 2011년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에 홍익대 평생교육원에 진학해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고, 현재 세밀한 펜화 및 판화 작업으로 작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박 교수는 하회탈이 보여 주는 표면적인 현상을 통해 근원적인 한국의 뿌리를 탐색한다.

김상구 작가는 1960년대 판화에 입문해 50여 년간 우리나라 목판화의 명맥을 이어온 대표적인 작가로, 하회탈과 한국 전통 건축물의 단면을 간결하고 탄력 있게 구성해 조형의 내면을 들여다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희진은 축제 속에 있는 불특정 사람들의 흔적을 반구상의 선으로 나타낸다. 민경아는 탈과 피노키오를 접목해 진실과 거짓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이언정은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선을 통해 복잡하면서도 재치 있는 전통 도시의 공간과 시간을 보여주고, 정승원은 다양한 하회탈의 이야기와 신명 나는 분위기를 담았다. 홍승혜는 마음으로부터 느껴지는 따뜻함을 하회탈에 깃든 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통인화랑 이계선 관장은 “‘해학’은 어두운 사회적, 정치적 현상이나 현실을 익살스럽게 드러내 웃음으로 승화하는 힘이 있다. 한국 고유의 해학적 방법으로 관람객들에게 정서적 유대를 전하고, 세대를 넘어 현시대에도 공감대를 형성해 웃음으로 ‘행복’을 전하고자 하는 취지로 이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스크랩] 문화일보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