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벽에 박혔어 YOU GOT STUCK IN THE WALL
안옥현_김병규 2인展
2016_0715 ▶ 2016_0806 / 월요일 휴관



안옥현_베이지 린넨 셔츠를 입은 미교 Migyo in a Linen Shirt_디지털 C 프린트_90×60cm_2013

초대일시 / 2016_0715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룩스

GALLERY LUX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7길 12(옥인동 62번지)

Tel. +82.2.720.8488

www.gallerylux.net


"늘 자네는 감정이 과대평가 되고 있다고 말해왔지. 그러나 말일세 감정은 과대평가 되고 있는 게 아니라, 너무나 오랫동안 잊혀 왔다네." 미센 먼지가 심하던 늦은 봄 일요일 아침 혼자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칸에서 문득 이 대화가 생각났다. (기억하고 있던 대화내용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역시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 "감정이 과대평가 됐다고 했지. 다 헛소리야. 감정이 전부야. (You say that emotions are overrated. But that's bullshit. Emotions are all we've got)" 그러나 "감정이 전부"라는 말보다 "감정이 오랫동안 잊혀져 왔다"는 기억 속의 말이 더 낭만적 울림이 있어서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쓰기로 했다. 어차피 기억이란 주관적이고 감상적인 오류를 늘상 범하니까.)


안옥현_감귤나무와 서있는 여자 A Citrus Tree and a Standing Woman_디지털 C 프린트_150×100cm_2014


안옥현_남몰래 흘리는 눈물_단채널 영상_00:07:10_2012 (in collaboration with 오세현)


파올로 소렌티노(Paolo Sorrentino)의 영화 『YOUTH』에서, 과거 잘나가던 젊은 시절처럼 다시 한번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늙은 영화감독이 그의 친구인 은퇴한 거장 지휘자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리고나서 서슴없이 베란다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창 밖으로 몸을 던진다. 2-3 초의 정적 이후 밖에서 사람들 비명이 섞인 소란스런 소리들이 들려오고 방안에 홀로 남겨진 친구는 그제야 오열하기 시작한다. 그의 억눌려진 흐느낌, 오열하는 몸의 흔들림처럼 감정이란 단어가 그렇게 내 안에서 흔들거렸다. ● 감정. 새삼 내가 감정을 얘기하자고 하는 게 어쩐지 하찮으며 불필요한 듯 여겨진다. 그러나 오늘날의 감정이란 것은 과대평가되면서 대량생산되고 과잉되며, 그것은 또한 포르노처럼 전시되고 빠르게 소비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감정은 그렇게 역설적으로 잊혀져 가고 있다.


김병규_자기 얼굴 묘사_유 Self Face Description_You_영상_2016


김병규_공간이동 하다가 벽에 박혔어 You Got Stuck in the Wall While Transporting_혼합재료_2016


김병규_공간이동 하다가 벽에 박혔어 You Got Stuck in the Wall While Transporting_혼합재료_2016


김병규와 안옥현은 영화 『YOUTH』에 나오는 늙은 영화감독처럼 소위 좋은 작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서로의 모습을 16년 넘게 지켜봐 왔다. 잘나가는 작가는 분명 아닌 우리들은 전시제목 『YOU GOT STUCK IN THE WALL』 처럼 어쩌면 스스로 어딘가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 둘의 작업을 여기 한곳에 집어넣고 그 둘을 묶는데 감정이란 단어는 부적절하다. 또한 미술계의 여타 전시들처럼 여기에는 철학적 맥락과 비평적 담론은 없다. 그저 감정과 감각만 표면에 있다. 우리는 그 감정을 농담처럼 한번 던져본다. ■ 갤러리 룩스



Vol.20160715c | 넌 벽에 박혔어 YOU GOT STUCK IN THE WALL-안옥현_김병규 2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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