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가 허허당 스님 작품 전시회

유럽 등 50여 개국 돌며
생명의 자유 깨달음 담아
7년만에 개인전 열어

“현대인 삶의 의미 돌아보는
‘大覺’ 낚는 낚시터 되길…”

 

 

선화가 허허당 스님이 오는 5월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전시회를 연다. 사진은 스님이 선보일 ‘팽목항’.

 

 

전 세계를 돌며 일체생명의 자유와 깨달음을 화폭에 담아온 선화가 허허당(虛虛堂) 스님(향훈스님)이 7년 만에 개인전을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허당 스님은 오는 5월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바람의 기억’을 주제로 ‘2015 작품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월호 참사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다녀온 후 완성한 ‘팽목항’을 비롯해 ‘바람 불지 않는 곳엔 휘파람 불며’, ‘행복한 모자’, ‘마사이족 여인’, ‘해를 삼키는 타조’, ‘달구경하는 사람’ 등 스님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 등 세계대륙을 다니며 느낀 생명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과 소품 등 60여 점이 선보인다. 특히 가로 1200cm, 세로 280cm의 초대형 화폭에 100만 동자승을 담은 작품 ‘새벽’을 선보여 주목된다. 이 작품은 스님이 하루 17시간씩 1년 2개월에 걸쳐 완성한 대작이다. 최옥수 사진작가는 추천사를 통해 “‘새벽’은 스님이 대중에게 전하고자 하는 ‘생명의 자유와 아름다움’이라는 뜻을 너무나 간절하게 표현해 보는 이로 하여금 입을 다물게 한다”면서 “더욱이 백만의 동자승이 한 화면에 들어가 있고, 그것이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그림으로 완성됐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고 평했다.

 

허허당 스님은 지난 1974년 혜은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향훈’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이후 1978년부터 붓을 잡고 선화작업에 매진하면서 법명보다는 ‘허허당’이라는 법호로 활동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나의 작품세계는 일체생명의 자유와 아름다움, 깨달음을 노래하는 무대”라는 허허당 스님의 초기작품에는 수천수만의 동자승들을 배경화면에 가득 채워 그 속에 탑을 세우고, 나무, 새, 꽃 등이 담겨 있는 숲이 자주 등장했다. 이를 통해 장엄한 화엄의 세계를 펼쳐내기 위해서였다. 스님은 “우주는 하나의 큰 생명 덩어리요, 깨달음의 꽃으로 장엄한 세계”라며 “정말 좋은 그림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림 앞에 서면 무조건 감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벽’.

 

 

이에 반해 이번 전시회에서는 선보일 작품들은 ‘새벽’을 제외하면 동자승은 사라지고 수많은 새들이 담겨있다. 스님은 6년에 걸쳐 50여 개국을 돌며 현지인들과 함께한 인생관과 세계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스님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생명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새를 그렸다. 수천수만 마리의 자유로운 새들의 날갯짓 속에 정신적 줄기세포를 형성해 우주는 하나의 큰 생명의 덩어리임을 힘차게 외치고 있다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했다”면서 “더불어 전시 주제인 ‘바람의 기억’은 현재의 아름다운 기억과 깨달음의 진리를 후세에 전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부처님의 깨달음을 화폭에 담기 위해 30년 넘게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허허당 스님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 ‘대어(大漁)’가 아닌 ‘대각(大覺)’을 낚는 낚시터를 개장하는 심정으로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삶의 의미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다. 스님은 “산중 토굴에서 정진하며 작품을 완성했지만,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작은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도심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면서 “살아있는 모든 것은 존재 자체로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낚시터에 놀러와 자신만의 ‘대각’을 낚아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1984년 선화전 ‘빈마음의 노래’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를 비롯해 스위스, 하와이 등 국내외에서 수십여 차례 전시회를 연 스님은 베스트셀러인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등을 출간해 불교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다.

 

[스크랩 / 불교신문 허정철기자 2015년4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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