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기본부터 다시 견실히 세워야...성찰하고 또 성찰해야”
무더위 기승에도 이어지는 세월호 참사 촛불집회



이른 무더위와 월드컵 열풍에도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촛불 원탁회의는 19일 인사동 사거리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국민을 버린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아직도 아이들이 바다 속에 있다. 정부는 그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일에 당장 성심을 다해야 한다”며 “월드컵 기간이라고 해서 희생자들을 잊어선 안 된다. 아직까지도 실종자들은 바다 속에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고속성장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성과주의와 ‘나부터 살고 보자’는 이기주의에 매몰돼 오늘의 안전불감증을 만든 것이 아닌지 우리 사회는 깊히 성찰해야 한다"며 "특히 대한민국을 아래로부터, 기본부터 다시 견실히 세워야 할 정치권은 그 막중한 사명감 앞에 성찰하고 또 성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국민은 알기를 원한다. 이 참사의 진상을 투명하고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우리는 부정과 거짓, 무능을 일삼는 박근혜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것은 인재라는 말조차 적절치 않다. 이것은 관재"라며 "하나부터 백까지 그 어떤 것 하나 제대로 작동한 것이 없다. 인간 존엄성이 사라진 총체적 부실의 대한민국의 처참한 현실"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교복을 입은 아이들과 마주칠 때마다, 세월호에서 희생된 우리 친동생들 같다”며 “더 이상 슬퍼만 하고 있지 않겠다. 우리가 이 거리에 나와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아이들이 다시 차가운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다.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가 대한민국 세월호를 다시 세워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 조모(46. 여) 씨는 “국민들의 마음은 다 똑같이 분노스러울 것”이라며 “초기대응을 제대로 못해 희생자들을 구조하지 못한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른들의 책임으로 아이들이 희생된 사실이 가슴 아프다”며 “아이들이 다치지 않을 수 있도록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최모(48. 남) 씨는 "이번 참사로 여실히 드러난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사람들에게 정확히 말해주고 싶어 여기 오게 나오게 됐다"며 "왜 어린 친구들이 이런 비극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정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떠들어왔지만 여전히 후진국이다. 정치인들은 늘 남 탓만 하고 도망치려고만 한다. 이런 대한민국의 모습에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원탁회의는 “이제는 비탄과 분노가 책임자 처벌과 진실규명,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촛불이 확산되고 있다”며 “300명이 넘는 국민을 지켜내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은 자격 미달이다. 용서할 수도 없다. 이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범국민적 진상조사위가 가동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그저 슬픔만으로 사태가 끝나면 안 되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 원인부터 규명하고 문제를 총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위클리 서울 /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