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덕展 / JOOMYUNGDUCK / 朱明德 / photography 

2021_0410 ▶ 2021_0627 / 월,화요일 휴관

 

주명덕_평창_젤라틴 실버 프린트_50.8×40.64cm_197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61110b | 주명덕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성인 4,000원 / 그 외 3,000원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무료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화요일 휴관

 

 

닻미술관

DATZ MUSEUM OF ART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진새골길 184(대쌍령리 447-32번지)

Tel. +82.(0)31.798.2581

www.datzmuseum.org

 

 

다시, 집으로 ● 집은 우리의 삶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긴 하루를 보내고 돌아갈 수 있는 개인의 안식처이자 그 시작과 끝이 하나로 이어져 안심하며 머물 수 있는 곳, 삶의 흔적들이 몸을 이룬 그 곳은 한 사람의 고유한 존재방식입니다.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의 산과 들, 이웃과 함께 오가던 길, 집을 둘러싼 안과 밖이 서로 관계맺으며 세월을 따라 한 점에서 그 점을 둘러싼 우주로 점차 넓고 조화롭게 퍼져나갑니다. ● 우리들 대부분은 이 땅에 이어져 온 삶의 방식을 알기도 전에 현대 서구문명의 효율적이고 편리한 가치를 따라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들이 넘쳐나고 매일 바쁘게 쫒기는 우리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요. 물질적 가치로 환산되는 집이 아닌, 우리의 본향은 어디일까요. "아침과 저녁에 수고하여 다같이 일하는 온식구가 한 상에 둘러서 먹고 마셔 여기가 우리의 낙원이라…" 오래된 찬송가의 그 시절보다 우리는 과연 안녕히 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 전시를 준비하며 찾아간 안동의 작업실에서, 오래전 한 지면에 실린 작가의 글을 읽었습니다. 선생님께서 50대에 쓰신 『무엇을, 누구를 위해』라는 제목의 글에는, '나의 사진들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진가로서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그의 공적인 소명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근원적인 질문,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오랜 질문이 그의 사진 속 말없는 풍경을 통해 다시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주명덕_오대산_젤라틴 실버 프린트_50.8×40.64cm_1980
주명덕_안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40.64×50.8cm_1968
주명덕_하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40.64×50.8cm_1972
주명덕_삼척_젤라틴 실버 프린트_40.64×50.8cm_1971

 

선생님께서 긴 겨울을 지나 대동강 물이 녹는다는 우수 경칩에 안동 작업실의 물을 열고 사진 몇 점을 더 프린트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에게 암실은 사진가로서 가장 편안한 집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80년대 작가가 직접 인화한 초기 사진들과 바로 몇 주전 암실에서 새로 만든 프린트가 함께 있습니다. 전시를 위해 고른 사진들을 보며 언제 어디서 찍은 것인지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십니다. 우리는 사진을 보지만, 이 사진들은 선생님의 발자욱이고 삶의 기억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2021년 닻미술관의 첫 전시로 우리 땅에 닿은 빛의 기록자, 한국 현대사진의 아버지 주명덕 선생님의 『집』을 준비했습니다. 좋은 사진은 기억을 불러내고 그것을 기록한 이가 바라본 시선의 온도를 전합니다. 사진 속 집을 둘러싼 빛과 바람, 보이지 않는 공기에는 작가가 오래도록 지켜 온 이 땅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비록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마음만은 풍족했던 옛 삶의 모습이 담긴 그의 사진 속 『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주상연

 

 

주명덕_안동 임하면 내앞마을 의성김씨종택_젤라틴 실버 프린트_50.8×40.64cm_1971
주명덕_경주 양동 관가정_젤라틴 실버 프린트_40.64×50.8cm_1992
주명덕_익산_젤라틴 실버 프린트_27.94×35.56cm_1971
주명덕_안동_Gelatin Silver Print_40.64×50.8cm_1968
주명덕_안동_젤라틴 실버 프린트_35.56×27.94cm_1968

 

작가 소개 ● 주명덕 (朱明德, 1940~)은 1940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1947년 3·8선을 넘어 서울에 정착하였다. 경희대학교 사학과 재학 시절 아마추어 사진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작가는 1966년 개최한 개인전 '포토에세이 홀트씨 고아원'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후 1968년 월간중앙에 입사하여 본격적으로 활동한 그는 '한국의 이방', '한국의 가족', '명시의 고향' 등 다수 연작을 선보이며 기록 사진 세계를 구축한다. 이후 한국의 자연으로 주제를 점차 확장해나가며 기록성을 넘어 한국적 이미지에 대한 그만의 시선을 작품에 담아낸다. 한국 기록 사진의 전통을 통합하는 동시에 대상을 창조적으로 해석하며 현대적 의미를 확장한 그는 한국의 독보적인 1세대 사진작가로 평가받는다.

 

 전시연계 프로그램강연: "주명덕의 집 - 가족 사진의 힘" 강미현 예술학 박사일시: 2021년 5월 8일 오후 2시신청 방법 및 상세 내용은 닻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 공지 예정입니다.

 

 

 

Vol.20210410b | 주명덕展 / JOOMYUNGDUCK / 朱明德 / photography




요즘 주변 사람들 때문에 마음을 너무 많이 다쳤다.
사람 찍는 사람이, 사람이 싫어지니 분명 예삿일은 아니다,
사진을 시작하며 물고 늘어졌던 인본이란 말조차 무색해 졌다.






돈에 눈이 뒤집혀 정이나 양심은 전당포 잡혀 먹은 돈 벌레들,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고, 정치권력의 문전을 기웃거리는 똥파리들,
예술가라는 가면을 뛰집어 쓴, 사기 치는 양아치들,






사람 좋아하는 천성에 비롯된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사진을 그만 둘 것인가? 사람을 포기할 것인가?
몇 날 며칠 동안 나를 우울하게 만든 화두였다.






돈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마약 같은 존재라 치더라도,
예술 한다는 사람이 정치권에 기웃거리며 벌이는 형태는 구역질나 못 봐 주겠다.
얼마 전, 어느 전람회 감상하러 권력 실세가 인사동에 나타난 적 있다.
어떻게 알았는지 평소에는 꼴도 보이지 않던 똥파리들이 줄줄이 나타나 알랑방구를 뀌어댔다.






청와대 문전을 호시탐탐 노리는 한 언론인은 사기꾼의 말 장난에 눈이 뒤집어졌다.
위선 투성이의 노인을 대통령과 잘 통한다며 바람 잡은 모양인데, 그것도 남을 모함하기 위해서다.





그런 일들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관련된 모든 사람이 인사동에서 자주 만나 온,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게 문제다.





바른 말이나 충고 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다들 유아독존 격이다.
잘 못을 잘못으로 생각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합리화시키며,
지적을 고맙게 생각하여 고칠 생각은 않고, 오히려 원수처럼 대한다.






평창가는 운전 길에 트럭기사가 옆에서 계속 사인을 보내왔다.

뭔지 싶어 갓길에 세워보니, 앞 쪽 바퀴의 바람이 빠져 차가 기울어 있었다.
바람 빠진 타이어 갈아 끼우느라 낑낑거리다 어렵사리 도착하니, 오전 아홉시가 넘어버렸다.

그런데, 장터를 오가는 사람들이 찍기 싫어졌다.






차 안에서 잠 자며 시간을 보냈으나, 관광지 순례에는 따라 나섰다.
황태 덕장이나 양떼 목장, 상원사, 월정사 등을 골고루 다녔으나, 마음이 텅 비었다. 
여기 저기 셔터는 눌렀지만, 사람은 피해 찍었다.






황태를 매다는 작업도 이미 끝났고, 양 때들도 겨울이라 갇혀 있었다.

20여 년 만에 가본 상원사도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법당의 불경소리조차 돈, 돈, 돈을 노래하는 것 같더라.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것은 '월정사'의 '팔각구층석탑'이었다.
위대한 예술의 자태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예술가는 사라져도, 훌륭한 작품은 영원하다는 것을 다시 일깨웠다.





오대산 일대를 돌아다니며 많은 생각을 했다.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앞으로 할 일만 생각했다.






이제 사람이 아닌 쓰레기는 찍지 않기로 작정했다. 사진은 물론 상종도 않을 것이다.
그 중 사기꾼들이 가장 많이 득실거리는 인사동 출입을 가급적 줄이고, 동자동 작업에 몰입하기로 했다.
내가 지켜 보기로는 돈에 오염되지 않은 가난한 자들이 마지막 희망이다.






다들 짬 내어 스스로를 한 번 돌아보자,
과연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



사진, 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