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사진가 김인태, 갤러리인사1010서 개인전
대자연 협곡과 사막, 식물을 촬영한 사진 공개
깊고 숭고한 사진으로 명성, LACMA가 작품 소장

미국 서부를 무대로 활동해온 재미 사진작가 김인태(76)가 15년 만에 한국에서 사진전을 갖는다. 김인태는 오는 2월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인사1010(관장 김수진)에서 '선율'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초대전에 작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천변만화하는 대자연과 그 변화 가운데 발생하는 찰나의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을 고국 팬들에게 선보인다.

 

김인태, '12 Coyote Buttes(코요테 버츠)'. 마치 추상화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미국 아리조나 Paria캐년의 붉은 사막 언덕을 찍은 작품이다.

김인태는 지난 2006년과 2008년 서울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며 국내에도 적지 않은 팬을 확보했다. 이번에 오랜만에 갤러리인사1010 초대로 작품전을 갖는 작가는 미국 대자연의 풍광을 촬영한 장엄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비롯해 고요하게 빛나는 식물사진 등을 출품한다.

 

김인태 작가는 경기도 문산에서 태어나 1967년 서라벌예술대학(현 중앙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월간지 기자 등으로 활동했다. 그리곤 1980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현지에서 사진작가로 활약해왔다. 광활한 미국의 협곡과 사막 등 대자연을 담은 사진으로 이름을 떨쳐온 작가는 목련, 튤립 등을 담은 꽃 사진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 2000년대 중반에는 금강산을 직접 찾아 금강산의 비경을 그만의 시각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작가는 한 사람의 구도자처럼 끝없이 기다리고, 갈망하며 대자연 속에서 빛과 그림자가 신비롭게 융합하는 순간을 포착해 이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 때문에 그의 작업은 절대적인 기다림과 섬세한 교감의 합작품으로 평가받곤 한다.

 

김인태, 'Lotus'. 활짝 핀 연꽃을 클로즈업해 찍은 작품. 김인태의 흑백사진은 '동양적 관조의 세계를 느끼게 한다'는 평을 받는다.

김인태의 작품은 미국의 사진 전문잡지 'B&W'의 2004년 6월호 표지를 장식한바 있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LACMA)에 그의 사진 작품이 소장돼 있고, 영국 왕립사진가협회와 스위스의 그라피스연감에서도 인정하는 작가다.

 

김인태는 이번 작품전을 준비하면서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자연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대자연의 위용이 빛을 만나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찰나의 순간과 그 안의 선율을 담아내기 위해 끝없이 인내하며 무수한 날을 지새워야 했다. 사막같은 곳의 장관을 표현하기에는 새벽녁이 최적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도 많은 곳이 폐쇄됐고, 특히 LA에서는 동양인을 향한 증오 범죄들이 발생하는 상황에도 김인태는 무거운 카메라장비를 품에 안고 끈질기게 작업에 매달렸다.

 

작가는 "내가 찾고자 하는 선율은 작은 꽃 한 송이에도 있고, 광대한 산맥 속에도 있다. 찰나에 발생하기도 하고 몇 년에 걸쳐서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인태는 모든 선율 가운데 존재하는 조화와 경이로움, 그리고 섬세함을 주목하고, 끊임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자연과 온전히 하나가 되는 그 순간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는 말한다. 대자연의 웅혼함을 접할 수록, 또 작고 연약한 꽃들 속에 깃든 빛나는 아름다움을 접하면 접할 수록 창조주의 작품임을 깨달을 수 있다고.

 

미국 서부 모하비 사막을 찍은 김인태의 흑백의 사진작품. [[사진= C김인태, 갤러리인사1010].

이번 전시는 한국 이민자로서 미국 사진예술계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김인태 작가를 초청해 그의 작품 속에 내재돼 있는 작가로서의 경험, 정신, 그리고 소명을 조명하는 자리다. 반세기 넘게 이어온 이민자로서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소명이 김인태의 작품마다 켜켜이 녹아들어 있다. 그의 사진을 접한 미국인들은 분명 미국의 대자연을, 미국의 꽃과 식물을 찍은 사진들이나 대단히 명상적이고 철학적이라 평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한 이번 '선율' 전시에 나오는 작품들은 모두 고요하면서도 깊은 사색을 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어느새 작가로 활동한지 반세기를 맞는 김인태의 기나긴 사진가로서의 삶이 투영된 작품들은 초스피드로 급박하게 달려가는 지금의 세태 속에서 날로 희귀해지고 있는 구도와 기다림이라는 가치를 성찰하게 한다.

 

김승곤 국립순천대학교 석좌교수는 이번 전시와 관련해 "극적인 광선과 색채에 의해서 드러나는 대자연의 형상을 대형 카메라로 정치하게 빚어낸 사진 서사시다. 오랜 기간 풍경 사진의 원점을 추구해온 김인태 작가의 작업을 집대성한 기념비적인 전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작가 김인태는 이번 개인전에 앞서 "대자연의 웅혼함과 섬세함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날을 들여 관찰하고 렌즈에 담으면서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을 절감했다. 보잘 것 없는 한 인간으로서 자연의 선율 속 위대한 찰나를 담을 수 있음에 늘 가슴 벅찼고, 감사한 마음이다"며 "이번 전시는 삼라만상 모든 걸 창조한 조물주에게 바치는 나의 신앙고백이자 찬양"이라고 밝혔다.

 

김인태의 사진전시 '선율'은 3월 14일까지 인사동 갤러리인사1010의 1관과 B관에서 열린다. 화요일 휴관.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사진가 김인태

대자연 속에 오롯이 혼자 있을 때 자신의 영혼을 만나게 된다는 작가 김인태. 묵직한 촬영장비를 들고 미국의 협곡과 사막을 밤낮없이 누벼왔다.

김인태 작가는 경기도 문산에서 태어나 1967년 서라벌 예술대학에서 사진학을 공부 한 후 1980년 미국으로 이민하였다. 그는 미국 엘에이 카운티 뮤지엄(LACMA)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몇 안되는 한국 작가 중 한 명으로, 영국 왕립사진사협회와 스위스의 그라피스 연감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과 그 변화 가운데 발생되는 찰나의 경이로움, 연속되는 선율을 담고있다. 그는 지금까지도 미국 전국을 다니며 자연 깊은 곳으로 들어가 그 찰나의 순간 또는 선율을 담기위해 밤을 지새운다. “그 선율은 꽃 한 송이에도 있고 광대한 산맥속에도 있습니다. 찰나에 발생하기도 하고 몇 년에 걸쳐서 발생하기도 하지요.”

 

김인태 작가는 그 모든 선율 가운데 존재하는 조화와 경의로운 세심함을 바라보며 이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허락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몇 년 간 모두에게 두렵고 힘든 상황들이 발생했다. 많은 곳들이 폐쇄되어 접근을 불허했고, 특히 엘에이에서는 동양인을 향한 증오범죄들이 발생했다.

 

사람으로서는생명의 위협, 이민자로서는 거주지에서 발생하는 차별, 작가로서는 제한되는 활동,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두려워하기보다. 자신과 자신의 작품을 되돌아보며 주어진 상황 가운데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탐구하였다.

 

“이번 전시회가 그러한 상황과 시간 가운데 재점검 된 작품들과 새롭게 만들게 된 작품들을 전시함으로 공의로우시고 신실하신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가 되길 원합니다.” 코로나 이후 다시 가게된 현장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경외롭고 감사하다고 김인태 작가는 말한다.

 

변하는 사람과 환경, 그 끊임없는 흐름 속에 존재하는 완전하고 아름다운 선율, 이 전시를 통해 인간은 불완전하고 보잘것 없는 존재지만 그 위대함을 표현 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을 전달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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