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동포 2세인 이예식 새고려신문사진기자의

'사할린, 기록되지 않은 역사' 사진전이 인사동의 갤러리 인덱스에서 열리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지 78주년을 맞은 지난 15,

대통령 경축사 연설에 몸이 아파도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광복절에 일본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고

감싸 도는 대통령 연설에 분을 삭일 수 없었다.

 

독립을 위해 목숨을 잃은 순국 지사들이 지하에서 통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일제에 강제 징용되어 사할린섬으로 간 동포들의 생활상을 기록한

'사할린, 기록되지 않은 역사'전이 열리는 인사동 갤러리인덱스 를 찾아갔다.

 

일본은 1938년부터 해방이 될 때까지 약 6만 명의 한인들을 사할린으로 보내

탄광촌과 벌목장에서 강제노역 시켰다.

 

일본이 패망한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러시아의 강제노역에 시달렸으니,

얼마나 원통하겠는가?

 

고향이 그리워, 두고 온 자식이 보고 싶어 밤마다 저 언덕에 올라

바다를 향해 아무개야~ 아무개야~ 하고 통곡을 하니

그 소리가 밤바람을 타고 온 동네에 퍼져 이불 안에서 다들 울었다우.”

증언한 코르사코프 바자르 할머니의 증언이 떠 올라 가슴이 미어졌다.

 

이젠 대부분의 사할린 동포 1세가 세상을 떠나, 많은 사실이 묻혀가는 안타까운 실정에 있다.

뒤늦게 알려진 사할린 학살사건 역시 그 실체조차 제대로 기록되지 못하지 않았던가?

 

점차 역사를 증언해 줄 동포들도 사라지고 있다.

더구나 역사 왜곡도 모자라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이 판치는 세상이다.

 

전시를 보기 위해 힘겹게 전시장을 올라가니, 이미 작가와의 만남은 진행되고 있었다.

 

내가 여기 왜 왔나. 우리 님 따라서 내 여기 왔지

사할린이 좋다고 내 여기 왔나. 일본놈들 무서워 따라왔지

따뜻한 조선을 놔두고, 사할린에는 왜 왔나, 왜 왔던가

 

임규익 '구미의병아리랑보존회'장이 부르는 사할린 아리랑이 전시장을 숙연케 만들고 있었다.

 

전시장에는 소련 시절부터 한민족 풍습을 지켜 온 사할린 동포들의

생활상과 영주귀국 모습 등 여러 가지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예식 기자를 비롯하여 전시를 준비한 ‘Kin지구촌동포연대최상구 대표와 사진가 김지연씨,

 

권경석 전국사할린귀국동포연합회, 김상열 한국이민사박물관,

 

김연갑 아리랑기념사업회, ‘사할린동포후원회장인 기미양 국악신문 대표,

 

이규상 눈빛출판사대표, 사진가 김문호, 안해룡, 정영신, 곽명우씨 등

70여 명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전시작가 이예식씨는 1949년 사할린 마카롭시에서 출생하여,

1998년부터 지금까지 새고려신문사진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사할린1세였던 부친의 애환을 바라보며 성장한 2세로서

꾸준히 사할린동포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이예식씨는 인사말에서 두 시간이면 오는 거리를 먼 길로 우회하여 왔다는 말로

한국과 러시아 교류의 어려운 현실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사진가 김지연씨는 시대를 증언하는 이미지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말 걸고 있다며,

광복절을 맞아 진정 해방이 되었는지 묻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예식 사진집 ' 귀환 ' / 25,000원 / 눈빛출판사

사할린, 기록되지 않은 역사전시장에는 이예식 사진집 귀환

김지연 사진집 사할린의 한인들도 판매되고 있었다.

 

김지연 사진집 ' 사할린의 한인들 ' / 25,000 원 / 눈빛출판사

201610, 눈빛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한 사진집인데,

얼마 남지 않은 이 사진집 또한 매진되고 나면 사라질 자료집이 아니겠는가?

 

사할린의 그 날을 기억하는 전시는 오는 21일까지 이어진다.

 

함께하는 기억은 역사가 된다.

역사 만드는 길에 다 같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

 

전시장에서 내려와 모처럼 사진가 김문호, 정영신, 안해룡씨와 유목민에 들렸다.

몸이 아파 술은 마시지 못하지만, 리얼포토맴버들의 만남을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는가?

 

그 자리에서 며칠 남지 않은 안해룡씨 전시 소식도 들었다.

 

안해룡씨의 도쿄, 조선인 대 학살의 거리822일부터 93일까지 류가헌에서 열린단다.

간토 대지진 때 학살된 조선인을 기억하고 지도 만드는 프로젝트에 많은 참여 바란다.

 

그리고 인사동 나무화랑에서는 양상용의 그림책 원화전

사할린 아리랑816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다들 일제의 만행을 기억하는 전시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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