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의 정원 Garden of the illusion

김미라/ KIMMIRA / 金美羅 / painting

2023_0810 2023_0827

김미라_낯설고 흔들리는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7cm_2023

김미라 인스타그램_@kimmiradela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올

GALLERY DOLL

서울 종로구 삼청로 87

(팔판동 27-6번지) 도올빌딩 2

Tel. +82.(0)2.739.1406

www.gallerydoll.com

@gallery_dohl

 

김미라가 표현해 낸 형상은 사실적이면서 추상에 가깝다. 외형이 있지만 정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안과 밖의 구별이 불분명한 경계로 기하학적인 면에서 사물들이 등장한다. 투명하게 번지는 색채로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드는 구성이 작업의 매력이다. 그런 작가가 이번엔 식물의 형상을 들고 나왔다. 아름답게 화면을 채우는 방식으로 잎은 섬세하게 선이 모이고 색은 겹치면서 또 다른 색을 보여준다. 공간의 형성보다는 보다 가깝게 평면에서 추상적으로 나타난다. 반복되지만 모호하게 잎은 여기서 기억을 환기시킨다. 오랜 시간 일관되게 주장해 온 소재로 기억은 포괄적이지만 분명하게 때로는 불분명한 성격이 있다.

 

김미라_닿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1×41cm_2023
김미라_흔들리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3×21cm×2, 33×19cm_2023

화려한 색채가 있지만 현란하지 않으며 몽환적인 느낌에서 장면이 연출된다. 자연스레 흐르는 시간처럼 이렇다 할 결론 없이 작가는 잎을 그려 넣는다. 전작이 공간의 깊이감을 비틀어 기리코의 작품처럼 초현실 성격에서 무엇이 나타났다면 최근에 발견된 식물은 현실적 느낌이 강하다. 겹치고 교차되는 시선 속에 어떤 것을 덮어버리는 일로서 숨김과 감춤이 있다. 어느 날 찾아오는 감성으로 형상이 구사되지만 근접할수록 다른 것을 연상시키게 만드는 것이다. 특별한 양식이나 틀도 없는 것이 현대회화의 매력인 것처럼 화면은 물감층을 전제로 장면을 선사한다. 무의식의 내부에 저장된 기억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는 베르그송의 이미지의 기억을 통한 시간의 지속성과 관련이 있다. 존재를 확인하는 일들로 재현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작가에게 있어 기억과 시간은 작업에 중요한 요소이다. 지각했던 경험들 안에 의식의 흐름을 따라간다.

 

김미라_손짓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30cm_2023
김미라_서로의 뒤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50cm_2023

극복되면 다시 찾아오는 정서로서 떠오른 기억이 현재 본인의 심리상태와 연결되고, 하나의 지속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확인받고자 한다. 작가의 식물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이면서, 재구성된 기억을 통해 삶을 창조하는 수단이 된다. 삶이 지속된다는 증명으로 잠시 잊었다가도 어느 날 기억으로 등장하는 것이 그러한 이미지들을 통해 순간들을 확인받는 희열이 이런 창작활동을 낳게 했다. 갈수록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인간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기 마련이다. 기억은 이 두 의미 사이에서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할까. 삶이 있는 한 반복되며 어쩌면 나라는 존재를 확인받는 유일한 것인지도 모른다. 갤러리 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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