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조문호의 ‘두메산골 사람들’ 초대전이 있어 경주로 내려갔다.
전시개막식과 뒤풀이를 끝내고 주최 측에서 호텔 방 하나를 잡아 주었는데,
술이 취한 조문호가 근사한 호텔객실을 보더니, ‘오늘 신혼여행 왔다’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몇 년 째 같이 살면서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내일 새벽에 일어나 토함산에 올라가 부처님께 절하고, 자식 많이많이 낳게 해 달라고
빌어보자며 온갖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전등 스탠드에 올라가 옷을 하나씩 하나씩 벗으면서
결혼 첫날밤의 프로포즈라며 비쩍 마른 몸으로 스트립쇼를 했다.
느닷없는 결혼 퍼포먼스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내 카메라가 가만히 있지 않고 불신검문에 나섰다.
이게 사진의 맛이고 사는 맛이 아닐까 .....
사진,글 / 정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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