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의 인사동은 햇살이 비쳤으나 졸라 추웠다.
어디 인사동만 춥겠냐마는, 맘이 편치 않으니 더 추운 것 같다.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추위에 종종걸음치며, 바삐 오갔다.

요즘은 비수기라 인사동에 빈 전시장이 많았다.
겨울이나 한 여름에는 대관료까지 활인해 주는데, 왜 봄 가을에만 몰릴까?
전시회가 많은 성수기에는 신문 지면 얻어내기도 쉽지 않다.
인사동은 사시사철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자기 홍보하기에 달린 것이다.

요즘 인사동엔 두 군데서 새 건물을 짓고 있고, 한 군데는 철거할 채비를 한다.
대부분 관광상품 가게나 식당들이 들어 설 계획이라고 한다.
양념으로 높은 층에 갤러리 하나 쯤 두겠지만,
돈은 안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문화가 중심이라는 세상에, 어쩌면 그토록 무관심 한지 모르겠다.
그 많이 몰리는 사람의 십 분지 일이라도 전시장을 찾으면 얼마나 좋을까?
입장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작품을 사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애써 전시회 열어 놓고, 작가 혼자  쓸쓸히 지키는 풍경은 이제 익숙하다.

이제부터라도 인사동에 나가면 양쪽 관광안내소에서 무료로 주는
‘서울아트가이드’책 한 권 얻어, 마음에 드는 전람회를 찾아보자.
하잘 것 없는 상품이나 보며, 먹는데 공들이는 것보다, 영혼을 살찌우는 일에 투자하자.
‘먹는 것이 남는 것’이란 옛말은 이미 유효기간 지난 말이다.

새해부터 생활습관 좀 바꾸자.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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