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향기를 음미할 수 있는 국화차, 가을밤에 어울리는 국화주, 찹쌀반죽의 국화전 등
국화를 활용한 음식들은 몸에도 좋을 뿐더러 장수한다고 들었다.
국화차를 즐겨하는 아내는 어머니 산소에 핀 들국화를 꺾어 달라고 부탁했으나,
매번 잊어버려 비싼 인사동에서 사다 먹어야 했다.
마침 정선장에 갔더니 노란 들국화가 좌판 여기저기에 놓여 있었다.
아내 부탁이 생각나 가격을 물었더니, 한 바구니에 오천원이란다.
지천에 늘린 게 들국화인데, 돈 주고 사기엔 아까웠다.
이틀 날 낮을 챙겨들고 산소에 찾아가 들국화를 잔뜩 꺾어왔다.
아! 그런데 그 조그만 꽃잎들을 따 모우는 게 보통일이 아니었다.
처음엔 국화향기 맡으며 꽃 따는 일이 즐거웠으나 나중에는 온 몸이 뒤틀렸다.
온 종일 그 일에 매달려 아무 일도 못한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었다.
정선시장에서 들국화 팔던 그 아주머니 노고를 알 것 같았다.
하지만 한 해 동안 내가 딴 국화 향내 맡으며 차 마실 아내를 생각하니 뿌듯하다.
산소에서 꺾은 들국화 꽃잎을 따 햇볕에 말리고 있다.
정선시장에 파는 들국화, 그릇에 담긴 들국화가 오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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