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서 - 권갑하(1958~ )
생(生)은
슬픔의 서랍에 손때를 묻히는 일
해지고
벗겨지고
금이 가고
깨지고 ……
얼룩도
향기도 없는
한 생이,
찻잔 속에 어린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인사동을 외국인들은 “메리의 골목(Mary’s Alley)”이라 부른다고 하지요. 수많은 골목들이 꼬불거리고 있어 동 이름보다는 무슨 골목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싶은데 왜 메리의 골목일까요. 서울에 있는 골동품의 절반 가까이가 이 골목 안에 모여 있다지요. 그런데 여기 또 다른 골동품도 있네요. ‘해지고/ 벗겨지고/ 금이 가고/ 깨’진 우리의 생(生)입니다. 시인은 자신의 생에는 ‘얼룩도 향기도 없’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럴 리가 있나요. ‘슬픔의 서랍에 손때가’ 더 많이 묻은 생이 향기도 더 고결한 것을요. <강현덕·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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