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헌展 / KIMTAEHEON / 金泰憲 / painting
2021_0515 ▶ 2021_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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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31일_12:00pm~02: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cafe.daum.net/gallerydam
전시를 보기 위해 화랑을 찾던 젊은 시절 나는 작품만큼이나 액자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가난한 미대생이라 아사천을 씌운 정식 틀은 언감생심이고, 액자도 1년에 한 번 하는 교내 미전 때나 화방에 주문했다. 그러니 금박액자는 그림의 떡이었다. 졸업할 즈음 미술계도 변해 액자없이 그림만 걸어 놓게 되었고, 화려한 액자에 넣는 그림을 시대에 뒤떨어진 작업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금박액자는 이제 먼 이야기가 되었다. ● 2020년, 코로나19가 내 방랑벽을 누르자 어느새 엉덩이에 뿌리가 돋고 머리엔 우울이 싹텄다. 그러던 어느 날 금박액자 18개가 생겼다. 이번에도 그 출처가 빠이롯트다. 이번 것은 빠이롯트 초대 회장님이 수집하여 그림을 보관하던 수장고에서 나왔다. 원화그림들은 판교박물관 수장고로 들어갔고, 엽서나 포스터가 들어있던 금박액자 중 일부가 나에게 들어왔다. 양과 액자 크기를 고려해서 딱 18개만 손에 넣었다.
작업스타일을 밀어내며 미술계에 발을 붙이고 살다보니 여러모로 불편함이 있지만, 반복되는 형식에서 벗어나 늘 뭔가 새롭게 즐길 수 있어 좋다. 최근 몇 년간 몸 미술관 관장님이 오래된 가구나 박스 등등을 두 트럭이나 보내 끙끙대며 잘 놀았던 경험이 있던지라, 이번에 가져온 18개의 금박액자는 한결 여유 있어 보였다. 그런데 웬걸! ● 작은 금박액자에 넣는 그림마다 너무 어색한 게 아닌가? 여러 형식의 그림을 그려 온 나인지라 인내심을 갖고 이 그림 저 그림 그려서 넣어봤지만, 촌놈에게 명품샵에 있는 옷을 입혀 놓은 것 마냥 금박액자의 기세에 눌렸다. 결국 익숙하지 않은 내 눈 때문이려니 하며 금박액자를 그림에 입혀놓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때 가서도 아님 말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은 나를 생기있게 한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올 때쯤 17개의 그림이 마침내 금박액자 안에 자릴 잡았다. 낯설기만 하던 액자가 눈에 익은 것이다. 그 사이 말벌에 얼굴을 쏘여 기절까지 했다. 이제 액자 1개만 남았다. 그러던 어느날 작업실에 오신 분이 필요하다기에 얼른 내 드렸다. ■ 김태헌
5월을 맞이하여 갤러리 담에서는 김태헌 작가의 개인전을 마련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과 이동이 정지된 상황에서 집 주변의 정원의 풀과 나무 정리를 하면서 작가가 작은 소인국의 주인공처럼 표현된 그림들이 보인다. ● 강희안의 「고사관수도」의 제목을 빌려와 그린 「고사관수도」 시리즈의 그림에서는 쏟아지는 폭포를 우주인이 되어 바라다보는 그림이나 「고사관초도」에서는 작가가 소인국의 인물처럼 풀과 나무 사이를 우주 탐험하듯이 새롭게 관찰하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강희안의 고사관수도에서는 고결한 선비가 자연에서 소요유하면서 고요함을 나타내는 작품이라고 할 때 김태헌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고요함보다는 자연에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 그래서 등장 인물은 권투 복장을 입은 권투선수 혹은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의 모습으로 자연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다. 「붕붕_개나리」라는 작품에서는 우주복을 입고 활짝 핀 개나리 속으로 조심스레 다가가는 모습도 자못 진지하다. 「 붕붕_ 울다가도 웃을 일이 있지」라는 작품에서는 권투복을 입고 화면 가운데 서 있는 등장인물의 모습에서 눈에 시퍼런 멍이 들었지만 해맑게 웃고 있는 작품에서 삶에서 받은 고통 속에서 끝내는 딛고 잘 일어설거라는 의지가 느껴진다.
이렇듯 김태헌의 작업에서는 작가가 현실을 바라보면서 유희적으로 노는 듯하지만 관조적으로 삶을 바라보면서 나름 열심히 살고자 하는 소시민의 생각이 읽혀진다. 때로는 우주인의 모습으로 때로는 여행자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난다. 평론가 정현이 김태헌의 작업에 대해 김태헌은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 자신의 위치와 시선에 충실하게 외부 세계를 관찰하고 그 사이에 풍자와 비유를 삽입하길 즐기는 듯하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다. ● 김태헌 작가는 경원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으면 이번이 스무 번째 개인전이며, 이번 전시에서는 20여점의 신작이 출품할 예정이다. ■ 갤러리 담
Vol.20210515a | 김태헌展 / KIMTAEHEON / 金泰憲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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