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찬약속으로 일찍부터 인사동에 나갔다.
인사동만 나가면 큰 길을 훠이 한 바퀴 도는 게 습관처럼 되었다.
그 길이 그 길이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이건만, 한 바퀴 돌아야 마음이 편한 것이다.
일찍부터 마신 술에 지치기도 했지만, 더워서 걷기가 싫었다.
마침, 빈 아띠 인력거가 한 대 지나가고 있었다.
인력거를 끄는 젊은이에게 “인사동 한 바퀴 도는데 얼맘니꺼?”라고 물었더니,
‘견습으로 나왔으니, 그냥 타세요‘.라고 말했다.
‘얼씨구나’ 하고 올라탔는데, 기분이 좋았다. 무임승차니까...
처음 타보기도 했지만, 술 마시지 않았다면, 쪽팔려 못 탔을 것이다.
술 취해, 아띠 인력거를 타고 인사동을 한 바퀴 돌았는데,
재미보다는 편안하게 인사동을 돌아볼 수 있었다.
걸을 때의 인사동과는 촬영 각도도 다르지만, 빠르게 바뀌는 대상을 잡아내는 재미가 솔솔했다.
그러나 흔들림에 각별히 유의해야 했다.
지나치다 반가운 사람들과 눈 인사도 나누었다.
‘아주화랑’의 이기웅씨와 ‘아리수 갤러리’ 김준영씨는 놀란 토끼 눈으로 쳐다봤다.
순식간에 인사동을 한 바퀴 돌았는데, 시골 노인 인사동 구경 한 번 잘했다.
사진, 글 / 조문호
몇일 전 자정 가까운 시간에 누더기를 걸친 걸인이 전신주에 달라붙어 무언가를 꺼적거리고 있었다.
그 날은 그냥 지나쳤으나, 궁금 해 들여다보았더니 알 수없는 기호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지금부터 인력거 순찰이 시작됩니다.
태워 줘 고맙습니다. 역시 무임 승차는 재밋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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