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군하던 장터순례를 일단 멈출 수밖에 없었다,
보름 전 장모(김덕순 95세)님의 등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생겨
순천향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다행히 수술경과가 좋아 간병인을 두고 계속 작업은 진행해왔는데,
종합검진 결과 또 청천벽력 같은 진단결과가 떨어졌다.
폐에 3cm크기의 종양이 발견되어 폐암으로 판명되었고,
이미 손댈 수 없는 지경까지 진행 되었단다.

넋을 잃은 아내는 하루라도 더 가까이 모시고 싶은 생각에 부랴부랴 집으로 모셨다.
작년에도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신체의 기능들이 정지되어 살아날 수 없으니 산소 호흡기를
거두자는 의사의 말도 듣지 않았다.
아내 혼자 끼니마다 음식 해 나르며 지극정성으로 간호해
다시 살려냈으니, 이번에도 또 한 번의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다.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나 단칸방에서 장모님을 간병하는
불편함이야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문제는 잠 못 이루는 장모님의 고통에
간병하는 아내의 몸이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에게 맡기고 잠이라도 좀 잤으면 했으나 막무가내다.
이제 겨우 삼일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아내는 벌써 탈진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

“신이시여! 제발 저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소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