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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길사람사진관’을 떠나오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만지산할배 2024. 11. 11. 16:24

 

 

사람 사는 이야기사진설치전은 지난 3일로 끝났지만,

사진은 그대로 걸려 있어, 간간히 관람객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내가 방에 있으면 자유롭게 사진들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며 쉬었다 가지만,

마당에 나가 있으면 길거리 주변 사진만 돌아보고 가 버린다.

 

낯선 늙은이와 대면하는 것이 편할 리야 없겠지만, 그렇다면 내가 전시장을 지킬 필요는 없었다.

  약속이 생기면 다시 내려오더라도 당분간 동자동에 머물며 그동안 못 다한 일에 매달려야겠다.

 

이번 주말에는 이광수교수의 따마스사진집 출판을 기념하는 특강이 갤러리브래송에서 열리기도 하지만,

그동안 시간 내지 못했던 윤석렬 탄핵 집회에도 한 번 가봐야겠다.

참고 견디는 것도 한계에 달했는데, 그냥 두면 나라 망할 것 같다.

 

전시장을 떠나기 전에 그동안 한 번도 들려 보지 못한, 맞은편에 자리 잡은 과수원 길을 걸어 보았다.

 

가끔 승용차가 들락거려 과수원길 안쪽에 근사한 저택이 있을 것으로 지레 겁먹었는데,

가보니 초라한 스레트집과 조그만 닭장이 있었다.

 

사람이 살아 주변이 어지럽기는 하지만 그나마 자연이 보존되어 있었다.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는 정취도 좋지만, 곳곳에 섞은 나무둥치들이 늘렸는데,

땔감으로 주워오고 싶지만 가져올 수 없었다.

 

어제는 나무가 없어 현충사 산길로 올라가 나무를 주워온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어느 페친이 올린 불법이라는 댓글에 화들짝 놀란 것이다.

어린 시절 산에서 자유롭게 나무했던 생각에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는데, 세상이 많이 바뀐 것이다.

 

내 딴에는 산책길에 넘어져 걸리적거리는 나무를 정리해 준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정리를 해도 산림청에서 하지 개인이 가져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법이란 게 흉통성도 없지만, 법을 다루는 놈들이 깽판 쳐 놓아,

법을 우습게 여기는 것도 사실이다.

 

사진, 글 / 조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