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사진으로 만든 문학, 이광수의 "인간은 악이다"사진집

만지산할배 2024. 11. 2. 13:13

이광수의 “따마스“사진집 (눈빛출판사 : 240면, 양장 : 가격 4만원)

 

부산 이광수씨가 마련한 자리가 지난 28일 오후 갤러리 브레송에서 있었다.

 

마침 그날이 아산 전시가 쉬는 날이라 전날 밤 올라와 동자동에서 점심때가 되도록 퍼져 잤다.

아침을 겸한 점심을 먹은 후, 모처럼 컴퓨터를 끼고 노닥거릴 수 있었다.

 

팔 년 넘도록 쪽방 생활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쪽방 환경에 길들어 버렸다.

왠지 밀폐된 좁은 공간이 마음 편한 것이다.

 

네 시 무렵에야 녹번동에 들려 정영신 동지를 태워 충무로로 갔더니,

약속 장소인 갤러리 브레송에는 이광수 교수를 비롯하여 김남진 관장, 김문호, 김영호,

고정남, 이세연씨 등 여섯 분이 있었고, 전시장에는 김미경씨의 타자의 숲이 전시되고 있었다.

 

다들 충무로 김삼보 집으로 옮겨 갔으나, 술을 마실 수 없어 입맛만 다셔야 했다

 

그날 모임은 이광수씨가 새로 나온 따마스사진집을 선물하며 전시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본인은 책으로 보여주면 되지 굳이 전시할 필요가 없다고 했으나,

한다면 기존 전시 방법에서 벗어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사진을 바닥에 깔거나 빨래 줄에 거는 식으로 펼치는 방법에서,

악의 소굴처럼 어두침침한 터널식으로 전개해 관람자의 시선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

그 문제는 김남진 관장이 효과적으로 설치하리라 생각되었다.

 

그날 나누어 준 인간은 악이라는 따마스사진집은 인간의 본질을 고민하는 인문학자가

사진으로 서술한 인간 속성에 관한 이야기였다.

 

열두 편으로 나눈 사진집은 사진으로 만든 문학이나 마찬가지로,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어 몇 번이나 다시 보게 만들었다.

 

보는 이마다 해석하는 바가 다르겠으나,

어둡고 붉은색이 강한 다양한 이미지에서 인간의 본성인 이글거리는 욕망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인은 물론 타 분야 예술가를 비롯한 사진에 관심 있는 모든 분 들이 보아야 할 사진집이었다.

 

사진으로 말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지만,

사진적 지식 보다 찍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지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집이기 때문이다.

 

사진, 글 / 조문호

 

고정남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