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브레송’에서 이광수교수와 마주 앉았다.
지난 11월24일 오후1시 무렵, ‘갤러리 브레송’으로 이광수교수를 만나러 갔다.
사흘 전, 김문호씨의 ‘사진인을 찾아서’기획전 개막식에서,
김남진관장이 나를 마지막 작가로 지목해 인터뷰 하러 올라 오셨는데, 송구스럽기 그지없었다.
길바닥에 돈 뿌려가며, 연이은 서울 나들이를 하셨는데, 미처 인터뷰에 필요한 사진 파일을 보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전시 결정에 정신을 못 차려, 사진을 선택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약속장소인 ‘갤러리 브레송’에 갔더니, 전시중인 사진가 김문호씨와 ‘한겨레‘ 곽윤섭기자도 나와 있었고,
뒤늦게는 울산의 산신령이란 분이 나타나서, ‘사진에게 위로받다’라는 사진집도 한 권 주었다,
이광수교수께서 여러 가지 물어보았으나, 사진보다 살아 온 내력을 주로 물었다.
그동안 어떠한 사진을 찍은 것이야 대략 알겠지만, 자료가 없으니 사진에 대하여 물어 볼 수가 없었던 게다.
그러면 나라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 주어야 할텐데,
술 마시지 않으면 주변머리가 없어 꾸어다 놓은 보리쌀자루처럼 가만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에서 상대방을 김빠지게 만들 때가 종종 있는데, 특히 방송사의 인터뷰 요청은 지레 겁먹어, 가급적 사양한다.
아무튼, 이 선생께서 널리 양해하시어, 매서운 비판으로 꾸짖어 주었으면 좋겠다.
대신, 글 쓰다 의문점이 생길 땐 연락주시면, 충실히 답해 드리겠다.
그리고, 한 가지 자문 받고 싶은 것도 있다.
전시제목을 ‘사람중심’으로 생각하다, “人本主義‘로 바꾸려는데, 선생께서 생각하는 적절한 제목은 없으신지?
그리고 김관장 께서는 사진들을 이 것 저 것 다 걸고 싶어 하지만, 모든 걸 정영신씨께 일임해 버렸다.
그러나 나름으로 최선은 다할 작정이다.
사진, 글 / 조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