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건展 "너는 내 운명"
너는 내 운명
박건展 / PARKGEON / 朴健 / installation
2018_0720 ▶ 2018_0731 / 일,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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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720_금요일_06:00pm
책임기획 / 양정애
관람시간 / 12:00pm~08:00pm / 일,월요일 휴관
랩29@뚝도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 29
Tel. +82.(0)10.4112.8297
facebook.com/ttukdoartprojectinstagram.com/ttukdoartproject
가비얍게 날아올라 해골 ● 박건은 화단에서 27년 경력단절 작가이다. 2017년 『예술은 시대의 아픔, 시대의 초상이다』 출간기념 개인전 『소꿉』 이후, 1년 만에 손바닥만 한 작품들을 큰 007 가방 2개에 가득 담아 다시 찾아왔다. 길 위에서, 오래된 장터에서, 도시의 다이소를 지날 때도 예감을 그리듯 촉각을 세워 작은 기성품들을 캐스팅한다. ● 박건의 미니어처 작업들은 스스로 제작한 것은 없다. 이미 만들어진 것을 요리 붙이고, 조리 합하고, 살짝 변형시켜 동시대적 언어를 획득한다. 버려지거나 값 싼 재료가 손바닥 안에서 예술이 된다. 대부분 10cm 채 안 되는 피규어와 일상재료들을 날 것으로 살려 쓰고 있다. 그 이유를 작가노트에 썼다 "마치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연출은 즐겁고,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쉽고 편하다. 어떤 공산품들은 예술이 무색할 정도의 완결성을 가지고 있다. 흉내낼 수 없는 정교함에 대한 오마주이자 그것은 만들어 낸 공장노동자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박건 '작가노트' 중) ● 일상의 호기심, 야한 상상력, 따뜻한 시민의식이 예술의 촉을 얻었다. 소꿉 하듯 삶의 이모저모를 뜯어보니 인간사 바닥이 보인다. 특히 해골 관절인형은 그에게 딱 맞춤한 소재이다. 해골인형은 나이, 인종, 계층이 불분명하다. 삶과 죽음이 한 몸에 있다. 표정은 없지만 묘한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삶의 패러독스가 유머를 자극한다. 작품을 보자. ● 너는 내 운명 ● 11cm 검은 상자 안에 인간해골이 개의 유골을 안고 있다. 그 옆에는 뼈다귀 하나 담고 있는 2cm 도자기 개 밥그릇.
신호탄 ● 10cm 둥근 나무판 위에 미사일, 핵 잔해, 꽃잎이 흩어져있고 해골의 두 인물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살짝 그려 넣은 머리털 모양으로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 4월 27일 제작했다고 한다.
평화가 터졌다-남남북녀 ● 아스팔트 졸음 방지 탭 위에 남녀가 사랑을 나누고 있다. 그 사이로 연기처럼 혹은 다른 상상으로 하얀 구름 형상이 용솟음친다. 이와 관련한 작가의 말이다. "정치와 성은 다른 듯 닮았다. 특히,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말하면 좌경, 용공이니, 음란, 외설로 통제하려 든다. 분단과 통일 문제를 성적인 요소와 결합시키려는 까닭은 먼저 표현과 소통이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박건 '작가노트' 중)
경력단절 기간 동안 작가, 미술교사, 전시기획, 출판미술기획, 시민기자, 아트프린트 제작자, 퍼포머 등 삶을 창작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에게 미니어처 작업은 꼭 맞는 형식으로 재탄생한다. 일찍이 1983년 「강」이라는 작품으로 한국에 미니어처 작품의 첫 포문을 열지 않았던가. 그런 그가 더 가벼워졌다. 어떤 권위, 형식, 전문성도 소꿉놀이 하듯 가비얍다.
박건_한계령-고양이_돌, 피규어_18×9×8cm_2018
박건_가든_못 찾겠다 꾀꼬리_피규어, 수지잔디_38×26×28cm
물량폭탄 같은 현대미술에 손바닥만한 작품으로 장난을 친다. 고급예술과 대중예술 사이에 새로운 지형도를 그리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성수동 뚝도시장에 자리 잡은 LAB29는 그의 작품세계와 아주 잘 어울리는 전시장소가 되었다. 시장통 요술 상자 같은 7평 공간에 20여점 요지경 인간사가 펼쳐진다. ■ 정정엽
Vol.20180720f | 박건展 / PARKGEON / 朴健 / installation